瓜田李下(과전이하)는 “참외 밭에서 신 끈을 고쳐 매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冠)을 바로잡지 말라.

”는 말로 참외 밭두렁에서 신 끈을 고쳐 매거나 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매면 참외나 배를 따는 것으로 의심받기 쉬우니 의심받을 일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이다.

요즘 가장 뜨거운 논란이 되어있는 것을 말한다면 ‘검수완박’이다.

‘검수완박’의 뜻은 검찰개혁 완성을 위해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고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을 분산해 공소기관으로 거듭나게 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그에 따른 부작용이나 그에 대한 대안도 없이 새 정부 출범을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해당 법안을 서둘러 추진하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그것도 거대 여당의 인해전술과 같은 방법을 통해 통과시키려는 것이다.

그렇게 무리하여 진행할만한 타당성과 그리고 국민과 각계의 공감대를 가지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위장탈당이라는 꼼수를 통해 통과시키려는 것은 瓜田李下(과전이하)라는 말처럼 모든 사람에게 그 의도에 대해 의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법(法)은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정의를 실현함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적 규범 또는 관습을 말한다.

법은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보장받고 이를 공평하게 조율하려는 목적에서 존재한다.

헌법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법이 지향하는 가치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즉, 법의 근본은 인간의 가치에 있다.

그러기 때문에 법의 제정에 사회적 공감대를 가지는 것은 기본적인 조건이다.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서 도리를 다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면 구태여 법은 존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즉 공동체 중심의 삶을 만들어 간다면 법은 지금보다 훨씬 간단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자기중심적 이기적인 욕심으로 인해 공동체가 가지는 질서를 파괴하고 타인의 인격을 파괴하여 사회적 문제로 인해 주변에 고통을 만들기 때문에 법은 갈수록 늘어갈 뿐이다.

법이 만들어지면 그 법을 교묘하게 뛰어넘는 자들로 인해 또 법이 만들어지게 되고 지금에 방대한 법으로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법을 법답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경의 창세기를 보면 첫 사람이 존재하고 그들에게 법이란 단 한 가지 창조주가 금지한 열매를 먹지 않는 것이다.

그 외에는 어떤 제약도 존재하지 않고 강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그 한 가지의 법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인해 점차 성문화된 법이 존재하게 되고 방대한 법으로 이르게 되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을 위해 무리한 시점에 무리한 추진은 무언가 자신의 숨겨진 잘못을 드러내지 않기 위한 방탄용이라고 느껴지게 할 것 같다.

사회 각계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고 여론의 호응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도 추진하는 것은 소수의 이기적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다.

다른 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자체에서도 무리한 추진으로 보고 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검토보고서에서 “일시적 수사기능의 공백” “직접 수사한 검사가 기소까지 하는 것이 효과적”등의 문제점을 꼽으며 우려를 드러냈다.

국회 법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검수완박 추진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사회적 합의 미비와 범죄 대응력 부실 가능성 등 우려도 나타냈다.

대법원 산하 법원 행정처도 “구체적 의견”을 통해 검수완박을 위한 개정안의 13개 조항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안건조정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안건조정위원회는 국회 상임위에서 이견이 있는 법안을 처리하기에 앞서 최장 90일 동안 법안을 심의하는 소위원회다.

이 때문에 최장 90일간 논의가 이어질 수 있지만, 안건조정위 의결정족수인 2/3가 찬성하면 위원회 활동이 종료돼 안건이 법사위 전체회의로 넘어간다.

안건조정위원회는 6명으로 이뤄지는데 현재 법사위 구조로는 더불어민주당 측 3명, 국민의힘 측 2명, 무소속 의원 1명으로 구성된다.

4월 20일 탈당계를 낸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에 포함해 무소속 의원 몫으로 들어가면, 민주당 성향이 4명으로 민주당에 유리하게 법안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의힘에서 하는 비난을 제외한다고 해도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후보자 지명을 대국민 인사 테러라고 했다. 묻는다. 민형배 법사위원 탈당을 대국회 민주주의 테러라고 한다면 뭐라고 답하겠나?”라며 “민주당의 오늘 처사는 국회의 시간과 국회의 민주주의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다. 몰염치하다”라고 했다.

민형배 의원 탈당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렇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 고민이 있었겠지만, 정치를 희화화하고 소모품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어렵고 복잡할수록 원칙대로 정공법으로 가야한다. 국민께서 지켜보고 있다. 헛된 망상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분별력 있게 하자”라고 했다.

검수완박에 반대한 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도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다수당이라고 해서 자당 국회의원을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원으로 하겠다는 발상에는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라고 했다.

국회의장의 중재와 함께 민주당 내에서도 ‘검수완박’을 위한 꼼수 등 무리수에 대한 일부의 비난으로 여야가 중재 안에 합의하게 되었지만, 그동안 민주당의 무리한 행동은 공감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무리수를 행하면서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 되는 것이다.

아직 법조인들의 문제점 지적과 검찰의 강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추후 이루어질 남은 모든 과정에 국민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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