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승 민생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관승 민생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상상해보자. 

매번 회식 때마다 똑같은 중식당에서 자장면만 먹는다면?

아니면, 애오라지 짬뽕만 시켜야 한다면? 

회식이 기대될 리 없고 즐거울 리 없다. 고역에 가까우리라. 

볶음밥도 먹을 수 있고 탕수육이라도 시켜놓고 부먹 찍먹 다툼이라도 해야 제 맛 아니겠는가.  

국민의힘과 민주당, 두 거대 정당의 적대적 공생정치가 딱 이렇다. 

70여년 가까이 한쪽은 자장면만 먹고 다른 한쪽은 짬뽕만 먹어온 격이다. 왜냐면,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 말이다.
 

▲ 적대적 공생정치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의 시장 점유율은 90%에 가깝다. 

10명 중 9명이 소위 현기차를 탄다. 사실상 경쟁이 실종된(?) 압도적 독점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적대적 공생정치도 흡사 이와 같다.

거대 양당의 독점적 기득권이 유지되는 한 공동체의 더 나은 미래를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민생은 뒷전으로 미루고 정쟁만 일삼아도 견제나 제어할 마땅한 장치가 없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자는 개헌 논의가 수없이 있었지만 적대적 공생정치가 온존하는 한 개헌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당제 민주주의의 첫 단추인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해놓고 위성정당을 만들어 다당제를 원천봉쇄한 게 거대 양당이 독점하는 정치기득권의 실체다. 

적대적 공생정치는 위성정당과 같은 대국민 사기극도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고인이 되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30여 년 전 " 우리나라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 라 일갈한 있다. 

‘정치는 4류’라는 그의 평가는 지금도 유효하다.
 

▲ 호남의 눈물

87체제에서 다당제가 꽃피웠던 적이 두 차례 있었다.

1988년 13대 국회와 2016년 20대 국회다.

13대 국회는 노태우 정권과 3김이 각축했던 여소야대 국회다. 비록 3김이 지역을 분할해 형성된 다당제였으나 헌정 사상 정치가 가장 빛났던 시절로 회자된다. 3당 야합으로 막을 내리기까지 지방자치제 부활 등 괄목할 성과를 냈다.  

20대 국회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으로 이뤄진 다당제 민주주의의 신호탄이었다. 정쟁보다 민생에 우선하라는 호남민심의 명령이었다. 

두 거대 정당의 독점적 정치기득권을 깨트리며 적대적 공생정치의 막을 내렸던 역사적 사건이다. 13대 국회에 이어 두 번째 여소야대 국회였다는 점도 흥미롭다.

국회에서 국민주권을 확인하는 박근혜 탄핵의 원동력 또한 다당제였기에 가능했다.

만약, 두 거대 정당만의 치킨 게임으로 치달았다면 탄핵의 성패는 장담키 어려웠을지 모른다. 

안철수의 과욕과 배신으로 호남민심이 선택했던 다당제 민주주의의 꿈이 일시나마 좌절됐다. 

70여년 가까이 쌓아올린 독점적 정치기득권의 벽은 그만큼 공고하다. 

하지만 이대로 멈출 수는 없다. 

호남이 흘린 땀과 눈물을 헛되이 해서는 안된다.

다당제 민주주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아픈 역사와 단절할 개헌의 디딤돌이자 더 좋은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유일무이한 길이다.

그래서 다당익선(多黨益善)이다. 다당제가 더욱 좋다는 의미다.

민생당은 다당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종자씨와 같은 정당이다. 

국민과 함께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정치를 깨트리고 민생중심 민주주의, 더 좋은 민주주의를 만드는 게 목표다.

4류에 머무는 고장 난 정치를 고쳐야 한다.

/이관승 민생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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