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배원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
/서배원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

K-팝의 대표로 손꼽히는 세계적인 스타 BTS는 세계적인 무대나 뮤직비디오 등에서 한복을 자주 입는다.

퓨전 한복이긴 하지만, 한복 고유의 매력과 아름다움으로 세계적인 한복 신드롬을 일으켰다.

BTS뿐만 아니라 블랙핑크 등도 무대에서 다양한 한복 자태를 뽐내며, K-팝스타로서의 정체성과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문화 영향력을 구축했다.

 현대사회에서 한복은 ‘일상’이 되지 못한 채, 특별한 ‘패션’ 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 속에서 K-컬쳐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한복은 중요한 K-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MZ세대가 한복에 관심을 가지고 생활한복 등 한복 관련 콘텐츠의 주요 수요층으로 등장했다는 것은 거시적 관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다.

 특히, BTS의 한복을 디자인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전주 생활한복 업체 ‘리슬’의 경우는 지역문화가 산업의 주도권을 어떻게 쥘 수 있을 것인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리슬’의 황이슬 대표는 2014년 전주에 창업한 이후, ‘옛날 옷’으로 여겨지던 한복을 캐주얼하고 감각적으로 디자인했고, 이것이 MZ세대에게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SNS를 통한 소통과 트렌드 반영 등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한국을 넘어 밀라노 패션쇼까지 진출하는 등 큰 성공을 이루었다.

이렇게 ‘리슬’이 여러 가지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기까지는, 그 터전이 된 전주라는 특별한 역사문화 도시가 주는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

 전주는 오랫동안 한복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특히 한복체험의 명소로 손꼽히는 전주한옥마을은 평일 낮에도 다채로운 한복 행렬이 이어지고 있으며, 2018년부터 시에서 운영하는 한복문화주간 행사에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한복을 입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등 세대를 넘어 한복을 즐기는 지역문화를 만들어왔다.

올해 추석에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기사들이 한복을 입고 운전하는 한복데이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리슬’의 사례에서도 보듯,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문화의 흐름 속에, 우리 또한 옛 것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지킬 것’은 지키되 ‘변할 것’은 과감히 변화하고 도전해야한다.

중요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한 가지는 한복이 일상 속에서 생활화 되도록 하는 것과, 또 한 가지는 전주 한복을 세계 속의 K패션 중심으로 확장해가는 것이다.

민선8기 전주시는 지역의 다양한 문화자산을 지역산업으로 연계하는 과감한 문화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앞으로 보다 도전적인 한복 산업 확장에 나선다.

최근 ‘리슬’의 황대표와 함께 전주 한복 산업의 변화와 세계화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문체부 선정 ‘지역 한복문화 창작소’ 조성을 통해, 한복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한복을 유치원 원복으로 보급하고, 한복 계승 교육 지원, 청소년의 ‘한복탐구생활’ 프로그램 운영 등 한복의 정체성을 재발굴하고 일상에서의 저변을 넓혀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옷’은 입혀질 때 그 의미를 갖는다.

한복이 옷장 안에 머물지 않고, 우리 생활 속에서 ‘옷’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나아가 세계인의 ‘옷’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주시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전주 한복이 아름다운 변주와 재창조를 통해 세계인이 사랑하는 K패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모두가 한 번 더 한복을 입어주고, 알아주고, 아껴주기를 희망한다.

/서배원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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