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그림책 특화미술관
양곡창고 개조해 건물 지어
기획전시-상설전시공간
음악자료실-뮤지업샵 구성
서양그림책 헌책방 무인서점
'요정과 마법 지팡이' 기획展
빅토리아시대 3대거장 전시

‘삼례는 책이다’라고 표현할 만큼 완주 삼례에서는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는데요.

방대한 양의 책을 만날 수 있는 삼례 책마을,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림책 미술관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지어졌다는 ‘그림책 미술관’ 건물도 삼례문화예술촌처럼 오래된 양곡 창고를 개조하여 만들어졌는데요.

외관의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어 어떤 건물을 활용했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그림책’ 하면 어린이, 동심, 재미 등의 단어가 함께 연상됩니다.

그만큼 텍스트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여유와 즐거움을 주고,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매개체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요.

그림책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색다른 전시와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완주 ‘그림책미술관’, 함께 둘러볼까요? 

 

▶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술관  

그림책미술관은 1층 기획전시 공간, 2층 상설전시 공간, 음악자료실, 뮤지엄 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에는 책 속에 나오는 집이나 주인공을 그대로 재현해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으로 꾸며졌습니다.

한쪽에서는 체험 프로그램이나 공연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림책미술관에 오면 저 계단에 앉아 인증샷을 찍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좋아요.

이렇게 구석구석 세심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미술관을 둘러보고 있으니 어릴 적 순수했던 마음, 그 때의 동심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1층에는 정직한 서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서양그림책 헌책방으로 무인서점이라고 하는데요.

책을 고른 후, 책 뒷면에 적힌 요금을 통에 넣고 책을 가져가면 되는 곳입니다.

 

▶ ‘요정과 마법 지팡이’ 전시, 못다한 출판의 꿈 이루다  

1층에서는 <요정과 마법 지팡이 The Lively Puppets>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영국 출신의 작가 질 만(Jill Mann)의 원고를 모티브로 한 전시입니다.

‘테디’라는 주인공이 크리스마스 파티에 친구들을 초대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귀여운 삽화로 흥미진진하게 담아냈습니다.

질 만 작가는 안타깝게도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출판의 꿈을 이루지 못했는데요.

그러다 8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당사의 오리지널 원고와 삽화를 완주 책박물관에서 수집해 책으로 출판했다고 합니다.

출판과 함께 원고와 원본 삽화 25점이 모두 공개되었고 이와 함께 등장하는 여러 인형의 모습들을 조형물로 제작했습니다.

1층 한켠에서는 요정과 마법지팡이 공연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전연령 대상으로 2~30분 정도 이어지는 이 공연은 매주 목요일 1부, 2부 공연으로 열립니다.

미리 신청해놓으면 단체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 빅토리아시대 그림책 3대 거장을 한 자리에  

2층에서는 ‘빅토리아시대 그림책 3대 거장’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50여 년 전인 19세기 후반,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 컬러 인쇄술 발달로 기존 흑백 위주였던 책은 점점 화려해지기 시작했는데요.

당대 가장 뛰어난 컬러 원판 제작기술자이자 인쇄업자인 에드먼드 에반스는 여러 그림책 작가들과 책을 펴내면서 걸작들을 쏟아냈고, 그림책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는데요.

이때 함께한 작가들을 소위 빅토리아시대 3대 거장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월터 크레인 (Walter Crane 1845-1915) 작가는 영국의 화가이자 삽화가입니다.

화가 토마스 크레인의 아들로 태어난 월터 작가는 12살 때 런던으로 이사를 와서 전문적인 그림 공부를 했습니다.

섬세한 묘사가 특징인 월터 작가는 작품에 사회적 의미를 담으려고 노력했고, 그의 활동은 19세기 후반 영국의 공예, 출판문화 발전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랜돌프 칼데콧 (Randolph Caldecott 1846-1886) 작가는 26세에 런던에서 프리랜서 화가로서 먼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칼데콧 상’도 유명한데요.

그만큼 후대 그림책 작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고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작가입니다.

다양한 상상력을 통해 작품 속에 재치를 담아냈고, 그의 그림은 이야기를 넘어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담아내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평생 꽃과 어린이를 주제로 그림책을 만든 케이트 그리너웨이(Kate Greenaway 1846~1901), 그녀의 우아한 화풍은 오늘날까지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작품에 나오는 소녀들은 모두 프릴과 리본으로 장식된 옷을 입고 보닛을 쓰고 있어요.

이는 현재에도 익숙한 동화 속 아름다운 어린이의 전형적인 모습인데요.

이 이미지는 지금도 다양한 영역에서 차용되고 있습니다.

1층 기획전시, 뮤지엄샵, 2층 상설전시장까지...

작지만 알차게 꾸미려는 흔적들이 엿보이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꿈과 희망, 상상력을 키울 수 있고 그 어떤 장난감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을 경험합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새로운 세계와 이어주는 통로와도 같은데요.

그렇기에 책의 재미 느끼게 하고, 접하게 하는 것도 어른들이 꼭 해주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도 그렇게 성장한 아이는 훗날 자신이 어른이 되었을 때, 또다시 그 기쁨을 나누어주는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겠지요.

작은 공간에서 전 세계를 돌아볼 수 있는 삼례 책박물관, 그림책미술관을 통해 아이들에게 한 권의 책이 주는 행복을 선물해보세요.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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