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택 전주시 대중교통본부장
/정상택 전주시 대중교통본부장

내가 어렸을 적 이웃집 아저씨는 개인택시 기사였다.

당시만 해도 개인택시가 너무 귀해 개인택시 복장을 하신 아저씨는 너무 멋쟁이셨고 쉬시는 날에는 늘 택시를 깨끗하고 반짝반짝 윤이 나게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미래를 그려보곤 했다.

영화 속에서 택시는 또 어떤가? 김사복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송강호 배우가 주연한 영화 ‘택시 운전사’는 웃음으로 시작해서 울음으로 끝이나는 정말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였다.

그 영화에서 주연배우급 연기를 했던 녹색 택시는 아직도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 후 택시의 수는 증가하였고 각자의 목적지로 빠르고 정확하게 데려다주는 사람들의 필수 동력으로 때론 응급차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오늘까지 달려왔다.

하지만, 오늘날 자가용 자동차의 지속적인 증가와 대중교통의 확충 등으로 인해 택시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반면, 택시 면허의 양도‧양수가 가능한 특성으로 인해 기존 면허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택시공급은 과잉상태가 되었다.

또한, 코로나 19로 인한 이용객 감소, 카카오T 플랫폼의 택시업계 잠식, 낮은 임금으로 인한 택시회사 구인난 등 택시업계는 더욱 큰 위협을 받고 있다.

무분별한 택시공급을 억제하고(2010년부터 신규면허 중단) 적정 공급량의 안정적 유지를 통하여 택시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유도하고 택시 운송사업의 서비스를 증진해야 한다.

현재 전주시의 택시면허는 개인택시 2,337대, 법인택시 1,401대로 총 3,738대이며 택시 한 대당 인구수는 174명이며, 인구 천명당 택시대수는 5.74대로 전북 평균인 4.77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북 각 시군별 택시 보유율 현황을 보면 전북전체의 약 44.

3%를 차지하여 전라북도 14개 시군 중 택시 보유율이 가장 높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심야에 택시잡기가 한동안 쉽지 않았다.

택시공급이 과잉인데도 불구하고 심야 일정시간대에는 수요에 비하여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발생하였던 것이다.

그 이유로는 첫째, 개인택시 기사의 고령화이다.

야간 운전의 피로와 젊은 취객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기사님들로부터 만취한 승객과 실랑이가 벌어져 그날 하루 영업을 못하고 공치는 경우가 많다는 하소연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전주시 개인택시 면허를 보유한 사람 중 60세 이상은 76%이고, 65세 이상은 52%에 달한다.

둘째, 코로나 이후 법인택시의 경영악화가 심화되어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수입이 좋은 배달, 택배업 등으로 상당수 이탈, 전주 법인택시 1401대 중 407대가 휴업 중으로 휴업률은 30%에 육박한다.

현재도 법인택시는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셋째, 수요자와 공급자의 매칭이 원활하지 않은 이유도 한몫한다.

호출서비스의 발달로 길가에서 빈 택시를 잡던 시절의 풍경이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대형 플랫폼의 적정 수준 공급량 유지 정책으로 인해 플랫폼에 가입되지 않은 차량들은 손님을 태우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미가입된 공급량이 택시수요자에게 적절히 매칭되지 않는 것이다.

2022년 11월 22일 정부는 전주시 택시부제를 전면해제하였다.

종전에 일반택시는 6부제, 개인택시는 3부제를 실시하였는데 즉 일반택시는 5일 영업 후 1일을, 개인택시는 2일 영업 후 1일을 반드시 쉬어야 했다.

부제는 근로자의 적정 휴식 보장 및 과다경쟁을 막는, 강제로 영업을 제한하는 규제인데 정부는 이를 승차난이 있는 지역부터 점차적으로 철폐하고 있는 것이다.

부제해제 이후 택시 운행률은 전체적으로 20% 정도 증가하였고 심야시간대는 10% 정도 증가하여 승차난 해소에는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만큼 업계 경쟁이 심화되어 택시업계 매출은 눈에 띄게 감소하였고, 근로자의 노동강도는 한층 강화되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업계 경영향상과 택시서비스 발전을 위해서는 적정한 보상 및 지원을 통한 경영개선을 이루어 젊은층이 찾는 일자리로의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공급 과잉은 필연적으로 과당경쟁을 유발하게 된다.

경쟁으로 인해 과속, 난폭운전, 불친절로 이어져 그 불편은 고스란히 승객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점에서 택시 적정공급은 업계 활성화를 위해서도 시민 만족을 위해서도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대형 플랫폼과 상생할 수 있는 택시호출서비스의 개선을 통해 수요·공급의 매칭을 원활하게 하여 서비스 향상을 기하여야 한다.

아무쪼록 이 지면을 빌려 계묘년(癸卯年) 토끼해를 맞아 택시업계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과 승객들의 안전과 건강을 기원드리며 택시산업의 도약을 기대해 본다.

/정상택 전주시 대중교통본부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