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이정학 대전-전주서
연달아 범행 지리적 연관성"

사건 발생 21년 만에 사라졌던 권총이 발견되는 결정적 물증이 확보되면서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6일 이 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이후신 전북경찰청 형사과장은 “백 경사 피살사건은 대전 은행강도 살인 사건 범인의 소행으로 확신한다”면서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최소한 둘 중 한 명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강도 사건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이승만과 이정학은 백 경사의 죽음이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수사 초기 단계여서 구체적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당시 현장에서 확보한 물증과 진술 등을 토대로 사건 실체를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승만과 이정학은 어릴 적에는 대구에 살았으나 이후 대전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고 충남 논산에서 불법 음반 판매를 하며 전북을 종종 찾았다”며 “대전과 전주에서 연달아 범행을 저질렀을 지리적 연관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과장이 언급한 둘은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대전시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차를 승용차로 가로막은 뒤, 은행 출납 과장 김모(당시 45세) 씨를 38구경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이승만과 이정학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둘은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둘은 지난 2001년 10월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총기를 탈취했고, 두 달 만에 이 총기를 이용해 은행강도를 저질렀다.

이후 2002년 9월 백 경사가 누군가에 의해 잔혹하게 살해된 뒤 총기를 빼앗겼는데, 이승만은 2003년 1월 대전시 중구 한 쇼핑몰에 세워진 4억7천만원이 실린 현금수송차량을 탈취해 달아났다.

경찰관에게 총기를 빼앗은 다음에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른 패턴으로 미뤄 이승만과 이정학 중 최소한 한 명은 백 경사 피살에 직접적으로 연루됐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2002년 9월 20일 0시 50분께 금암2파출소에서 발생한 백 경사 피살사건은 전국 주요 장기 미제 사건으로 꼽힌다.

전북경찰청은 장기 미제로 남은 백 경사 피살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고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병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