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고문이 전주을 재선거에서 임정엽 후보를 지지한다며 지원유세 등을 펼친 것과 관련, 당내 일각에서 비난이 나오는 등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전주을 지역구에 출마 예정인 이덕춘 변호사는 27일 박지원 고문에게 “정계를 은퇴하라”고 주장했고, 중앙당에서는 27일 “당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당 방침에 어긋난다”고 경고했다.

제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경선후보였던 이덕춘 변호사는 이날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지원 고문은 김대중 대통령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정계를 은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는 “박지원 고문의 이러한 행동은 전주을 무공천을 결정한 당의 결단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이에 불복하고 민주당을 탈당한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고 당의 고문이 주장하는 것은 당을 국민들 앞에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지원 고문은 탈당 후 무소속 후보지지 유세를 한 행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란다”며 “원칙을 깨고 탈당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고문은 더 이상 정치할 자격이 없다”고 규정했다.

그는 “특정 후보의 행동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고 원칙을 말하려 한다”면서 “박지원 고문의 원칙 없는 행동이 도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지원 고문이 정치를 떠나는 게 김대중 대통령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는 길”이라며 “전북의 정치를 퇴행시키지 말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전북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지원하자 “방침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4·5 국회의원 재선거와 관련해 전주을은 무공천 지역”이라며 “최고위원회는 당이 선거 지원에 나서지 않는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하고 일련의 지원 행위에 대해 경고했다”고 언급했다.

안 대변인은 이어 “탈당한 후보자는 복당시키지 않는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 전 원장은 전날 전북도의회 기자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임정엽 후보에 대해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이상직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재선거가 치러지는 전주을 선거구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선거가 치러질 경우 후보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당규에 따라서다.

임 후보는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할 수 없게 되자 탈당했다.

/박정미기자 jung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