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 대전은행강도범인
이승만-이정학 상대 추진
이정학 차량서 발견된 '회칼'
시신 칼자국과 연관성 초점

전북경찰이 21년 전 발생한 ‘전주 백 경사 피살 사건’과 관련 있는 두 용의자를 상대로 첫 대질 조사를 추진한다.

이는 사건 현장에서 사라졌던 총기가 발견된 지 한 달여 만에 이뤄지는 만큼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대전 국민은행 강도 살인 사건’의 범인 이승만(52)과 이정학(51)을 상대로 10여명의 수사관을 보내 전주 백 경사 사건과 관련한 대질 조사를 갖기로 했다.

대전 국민은행 강도 살인 사건 범행 이후 20여 년간 숨어 지내다 결국 붙잡힌 이들은 현재 1심 선고를 받고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에 있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진행된 6번의 조사를 통해 저희가 갖고 있는 증거와 부합되는 유의미한 진술을 받아냈다”며 “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대질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 사건 2심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승만이 이정학의 흉악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번 제보를 하게 된 것으로 본다”며 “두 사람을 상대로 하는 대질조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더욱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두 사람의 진술은 대부분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이승만은 이정학의 단독 범행을 주장하는 반면 이정학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질 조사에서 다뤄질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을 피하면서 이정학이 주범일 가능성에 좀 더 무게감을 두고 있으며, 이정학과 이승만의 공동범행 또는 제3자의 도움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지만, 최소한 이정학이 사건에 관계돼 있을 것이란 게 경찰의 판단이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 중 하나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거론되고 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이정학이 전주 사건 2년 뒤인 2004년 7월경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교통사고를 조사했던 경찰은 트렁크에서 노끈과 회칼을 발견했는데 경찰은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강도 범행을 예비하고 있었다"고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이정학은 징역형을 선고 받아 복역한 후 출소했다.

경찰은 이정학의 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회칼’에 초점을 뒀다.

2002년 숨진 백선기 경사의 시신에서 발견된 깊은 칼자국이 '회칼'로 인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당시 부검결과 때문이다.

경찰은 식칼과 과도처럼 쉽게 구할 수 없는 회칼을 소지하고 다녔다는 점, 백선기 경사를 살해한 흉기가 회칼일 가능성이 큰 점 등을 감안해 이정학이 백 경사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병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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