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고금리 공실률↑
상가빌딩 건물주 생활고
전북 공실률 18% 전국 최고
"건물 용도변경 등 정책 필요"

“조물주위에 건물주가 있다는 말은 옛 말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말 기자를 만난 김씨(64), 김씨는 정년퇴임과 함께 시내 중심가에 있는 4층(대지면적 1000㎡) 규모의 상가 빌딩을 퇴직금과 지인, 은행 대출 등을 통해 구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높은 금리와 공실이 발생하면서 이자부담을 감당하기 버거워 상가건물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고금리 영향으로 구매하려는 수요가 없어 애물단지로 전락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씨는 3년 전 상가 건물을 35억원에 매입했다.

물론 은행대출을 끼고 구입했지만 그 당시에는 상가 임대가 경기호황에 힘입어 공실이 없어 임대보증금과 함께 매달 2천만원 가까운 임대료가 발생해 은행 이자를 부담하더라도 이익이 생겨 나름대로 노후생활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북지역 상가 공실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빈 상가들이 크게 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때 시내 중심에 자리잡아 최대 상권을 자랑했지만 건물 내 6개 상가 중 5개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빈 점포로 남아있다.

옆 건물 사정은 더 안 좋은 상황이다.

건물 통째가 공실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가장 최근 개발된 도심지 가운데 하나지만, 상가 대부분이 비어있었다.

게다가 들어오려는 세입자도 임대료가 너무 높다며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상가빌딩의 건물주들은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고금리, 임대료 하락까지 겹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한국부동산원 조사결과를 보면 올해 1분기 전북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0.6%, 중대형 상가와 집합상가는 각각 18.4%와 15%로 전국 9개 도 가운데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임대 가격은 소규모 상가가 전 분기보다 0.58%, 중대형 상가는 0.46%, 집합상가는 0.4% 각각 떨어져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이처럼 공실이 늘고 상권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어 지역경제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활발한 개발로 인해 도시가 크게 팽창(확산)되면서 시내 곳곳에 상가들이 우후죽순 신축됨에 따라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 상황이다.

게다가 온라인으로의 소비형태가 크게 변화하는 것도 이 같은 현상을 부추이고 있는 원인이다”고 지적한 후 “상가 공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도로 옆 상가지역 건물 내에 주거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적극 추진하는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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