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군 수필자 일곱번째 수필집 '호락질'
남의 힘 빌리지 않고 스스로 어엿한 삶 이뤄

이희근 수필가의 일곱 번째 수필집 ‘호락질’이 출간됐다.

저자는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호락질로 글을 쓰면서 수필가로 등단한 지 벌써 한 순이 넘었음을 자조한다.

일곱 번째 수필집을 내놓으면서 무엇을 담을 것인지 고민했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 스스로 힘으로 어엿한 한 살림을 이룩하는 일을 자수성가라 한다.

자수성가한 사람들 대부분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헛돈 한 푼 안쓰고 악착같이 모은 돈으로 논밭 뙈기를 장만해 부를 이룬 사람들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항상 근검, 절약하고 자기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으며 매사에 성실하고 부단히 노력한다.

그처럼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혼자서 하는 일을 호락질이라 한다.

호락질로 흙수저에서 금수저가 된 사람들 중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흙수저로 전락되는 경우도 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이들은 항상 금수저로 살아간다.

특히 기계화와 IT 산업의 발전으로 호락질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다가 고령화 사회로 독거노인이 많아지면서 혼밥이나 혼술 등 일상생활에서 부득이 호락질로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19로 비대면과 거리두기의 일상화로 집콕과 호락질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항상 호락질을 본업을 삼고 살아가는 것들이 있다.

잡초와 나무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고 산이나 들에 저절로 나서 호락질로 자란 잡초와 나무는 사람이 실고 가꾸는 농작물이나 과수와는 달리 뿌리가 더 깊고 더 튼튼하고 꽃도 더 좋고 열매도 더 풍성하다.

산에 항상 홀로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호락질로 거목이 된 나무는 독불장군처럼 결코 홀로 살아가지 않는다.

서로 의지하고 숲을 이루며 더불어 살아간다.

나무가 결코 외롭지 않은 이유다.

그리고 나무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주어진 환경에 순응해 이웃과 네 것 내 것을 따지지 않고 서로 나누고 포옹하고 안으며 살아간다.

숲이 평화로운 이유다.

나무는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처하더라고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항상 고개를 들고 늠름하게 살아간다.

또 나무는 자존심이 강하다 곤경에 처하여 꺾여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자신을 굽히며 무릎을 꿇는 일은 없다.

노거수가 될수록 더 우람하고 고풍스럽다.

저자는 “호락질로 자수성가한 사람들과 풀과 나무들의 이야기로 채워진 글밭이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사료돼 책의 표제를 호락질이라 한다”고 밝혔다.

정읍 태인 출생으로 전주고와 전북대 영문과, 전북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부안교육청, 전북교육청, 운봉중, 전주고 교감, 동계중, 한별고 교장으로 정년 퇴임했다.

계간 문학사랑 수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고, 전주문인회, 전북수필, 영호남수필문학, 전주교구가톨릭문우회, 교원문학, 전북문인 표현, 문학상, 한국문인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원종린수필문학상 작품상, 전주문학상 문맥상, 교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수필집 ‘산에 올라가봐야’, ‘사랑의 유통기한’, ‘아름다운 만남’, ‘울력꾼’, ‘하얀 바지’, ‘보기에 참 좋다’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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