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

김여울

 

번갯불

번쩍하면

큰 죄 없어도

괜히 가슴 죈다

 

김여울 민조시집<홍시>(인문사.2023)

요즘 ‘디지털시’가 유행이다. 사진에 해설처럼 시형식을 빌어 시를 짓는 것인데 새로운 문학현상이다. 다른 말로 하면 세상이 변화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형식의 시 짓기가 유행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

민조시도 매우 낮선시형식이다. 필자가 기억하기론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을 지낸 신세훈 선생이 20여년 실험하고 창안한 3,4,5,6조의 정형시를 말한다. 조선 시대의 시조와 일본의 하이쿠처럼 형식이 있는 시 창작법이다. 요즘처럼 긴 문장을 읽지 않는 세태에 어울리는 시 형식일 수 있겠다. 잘 알려지지 않은 형식에 맞추어 시집까지 낸 시인의 용기와 실험정신을 높이 사지 않을 수 없다. 

유월은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이다. 예전보다 늦게 오기도 하고 일찍 오기도 하는 장마가 유월에 시작하는데, 장마 속에는 비와 천둥이 빠질 수 없다. 천둥은 하늘 북소리라고 하는데 그 소리가 여간 큰 게 아니다. 또한 번개도 동반한다. 번개가 먹장구름 속에서 번쩍하면 세상이 다 환해지고 천둥소리는 고막을 찢어놓을 듯하다. 옛사람들은 하늘에 신이 산다고 믿었고 땅에서 사는 사람은 법보다 도덕을 앞세웠다. 천둥과 번개가 기다려진다.

-김현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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