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요즘 청소년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욕설과 함께 신조어가 섞여 있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고 민망한 욕설들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것으로 과연 이래도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욕설은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 또는 남을 저주하는 말을 일컫는다. 그런데 이러한 말이 일상이 되어 사용하는 것으로 보편적 언어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과연 이러한 형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져도 괜찮을까.

네이버 지식에 “세계에서 가장 욕설이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요.”라는 물음에 누군가 ‘1위 Korea, 2위 대한민국, 3위 우리나라’라는 답변을 붙여놓았다. 반론하기 어려운 답변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정치인들이 저속어나 욕설로 인해 구설수에 오른 경우도 많다. 최근에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14일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 방문한 장경태 최고위원이 실신할 당시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기절쇼’라고 말한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을 향해 “패륜적 행위”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장예찬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형수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 게 패륜”이라며 “이 대표가 감히 패륜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이 있느냐”고 맞받았다. 지난해 6월 폭언과 욕설 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범기 전주시장이 당직 정지 3개월 경징계 처분을 받기도 했다. 4월 전주시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안해욱 후보가 지상파 TV 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XXX’라고 외쳐 논란을 만들고 그는 “분노한 국민 가슴을 후련하게 풀어줬다고 응원하는 전화가 폭발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 재임시절 문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이런 좋은 나라의 판을 엎으려고 하냐 말이야. 문재인이 XXX가 말이야”라고 하여 비난을 받기도 했다. 대통령의 잘못된 일에 대해 비판할 수 있지만, 국가 최고 통치자에게 너무 지나친 욕설은 오히려 자신의 인격을 폄하시키는 행위가 된다. 더구나 공인으로서 방송매체를 통해 욕설을 하는 것은 지도자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서 올바른 태도라 하기 어렵다. 지도자 수준의 어른들이 그러한데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교훈할 수 있을까. 정치인뿐만 아니라 방송인으로 홈쇼핑 방송 중 욕설로 방송출연정지를 받은 일도 있듯이 이제 욕설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고 아무런 거리낌조차 없이 사용되고 있다. 길을 걷다 듣게 되는 청소년들의 대화의 절반은 욕설과 저속한 언어로 씨X, 개XX, X나 등 셀 수 없을 만큼 종류도 다양하다. EBS에서 제작한 다큐프라임 ‘욕해도 될까요’에서 욕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적이 있다.

등교 후 점심시간까지 수업시간을 제외한 시간 약 한 시간 동안 대화를 분석한 결과 평균 194차례 욕설이 나왔다. 그야말로 입만 열었다 하면 욕설이 나왔고 욕설이 들어가지 않고는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사용되고 있었다. 2011년 한국교총이 조사한 것에 따르면 초중고생 응답자의 72.7%가 욕설을 한다고 했고 욕설을 한 학생 중에서 남학생 32%, 여학생 26%가 아예 습관적으로 욕설을 한다고 대답했다. 그 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지금 청소년들의 욕설 문화가 훨씬 심각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욕설은 다른 단어보다 4배나 강하게 기억되고 분노, 공포 등을 느끼게 하는 감정의 뇌를 강하게 자극하여 이성의 뇌의 활동을 막는다고 한다. 감정의 뇌는 강한 욕설을 듣는 순간 통제력을 잃어버린다고 한다.

미국의 워싱턴대학교 심리학과 엘머 게이츠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마음의 기술>에서 욕이 심한 독성을 갖고 있다고 보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말할 때 입에서 나오는 미세한 침 파편을 모아 분석했는데, 평상시 침은 무색이지만 사랑과 긍정적 감정을 표현할 때는 분홍색, 화내거나 짜증내며 욕을 할 때는 짙은 갈색을 띠었다고 밝혔다. 

또한 욕을 할 때 나오는 갈색 침전물로 '분노의 침전물 실험'을 했는데, 갈색 침전물을 주입당한 쥐가 수분 안에 죽는 것을 확인했다. 게이츠 교수는 화를 내거나 욕을 심하게 하는 사람의 침은 실험용 쥐를 죽일 수 있을 만큼 강한 독성이 있다고 밝혀냈고 이를 '분노의 침전물'이라고 명명했다. 이렇듯 욕은 남에게 해로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기 자신에게도 해가 된다.

필자가 알기에도 우리나라에는 욕설이 너무 많고 때론 미화되기도 하여 욕설민국이 되어가고 있다. 어른들이 먼저 언어사용에 모범을 보이고 자녀들이 순화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욕설의 폐해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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