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물폭탄 피해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나흘 간 도내에 쏟아진 집중 호우로 1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농경지 1만여㏊가 침수됐다.

산사태 등 여러 피해도 속출했다.

지난 13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도내에선 벼 5천362㏊, 논콩 4천342㏊ 등 농경지 9천766㏊가 물에 잠겼고, 도로 7곳, 하천 9곳, 문화재 5곳, 산사태 14곳에서 물폭탄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다.

연일 내린 폭우로 금강 하류에 있는 익산시 산북천 제방 붕괴 가능성이 커지자 10개 마을 주민 600여 명이 인근 지역으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대청댐 방류량 확대와 지속적인 호우로 금강 수위가 상승하면서 제방 붕귀 위험이 감지 됐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농어촌공사는 많은 양의 빗물이 유입됨에 따라 전날 금강하굿둑 갑문 20개를 모두 개방했다.

익산시는 농어촌공사 결정에 따라 하천 범람과 제방 붕괴 우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 마을 주민에게 사전 대피를 권고했다.

사유 시설 피해는 59건으로 확인됐다.

전날 새벽 전주 송천동 일원에 전기가 2시간 넘겨 끊겼다.

전주천변과 정읍천변, 남원 요천, 김제 원평, 장수 장계천·요천, 순창 천변, 경천 등 둔치주차장 8곳은 사전 통제됐고, 10개 공원과 133개 탐방로도 통제된 상태다.

하상도로 17개 구간과 하천 산책로 30개 노선, 여객선 전 항로도 통제됐다.

전날 익산 배수로에서 60대 주민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호우 관련이 아닌 안전사고로 분류됐다.

또 임실군 옥정호에서도 15일 수영하러 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50대 남성이 실종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이틀째 수색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도 재해대책본부는 비상 수준 3단계를 유지 중이며 공무원 등 1천500여 명이 비상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17일까지 도내에 50∼150㎜, 많은 곳은 200㎜ 이상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구간이 많다.

때문에 산사태나 토사 유실, 축대 붕괴 등 피해가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폭우는 북쪽의 한랭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만나 정체전선을 형성하고 대기 흐름이 막히면서 중부지방에 집중됐다고 한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장마가 발생하는 6~7월이 아닌 8월에 장마 때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다는 점에서 기후위기로 인한 영향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분명한 것은 대책을 세우지 않은 곳과 대책을 세운 곳의 피해 규모는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이달 말까지는 물폭탄의 피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만큼 과할 정도의 대비를 통해 물폭탄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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