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여의도 국회의사당에는 300명에 가까운 국회의원(國會議員)이 있다. 그러나 모든 의원을 국회의원(國會議員)으로 인정하기가 어렵다. 단지 국회의원(國會議員)의 신분을 가진 극회의원(劇會議員)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필자의 생각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들이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정치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한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여 법률을 제정하고 국정을 심의한다.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국익을 위해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국회의원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헌법과 국회법이 규정하고 있는 국회의원의 의무로 청렴과 국익 우선의 의무로 국회의원은 청렴하여야 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양심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지위남용과 영리행위 금지의 의무로 국회의원은 그 지위를 남용하여 재산상의 권리와 이익 또는 직위를 얻을 수 없으며 다른 사람이 이를 얻도록 알선할 수 없다. 또한 국회의원은 소관 상임위원회의 직무와 관련한 영리행위를 하지 못한다. 기타 국회에서의 여러 의무로 국회의원은 품위를 유지하여야 하며, 본 회의와 위원회에 출석하여야 하고, 의사에 관한 법규를 준수하여야 한다. 국회의원은 회의장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회의장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할 수 없다. 또한 국회의원은 다른 사람의 발언을 방해할 수 없으며, 의장의 질서유지에 관한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국회의원이 이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국회의원은 위에 기록한 대로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받은 의무를 다하는 사람이 국회의원(國會議員)이다. 극회의원(劇會議員)은 자신이 국회의원(國會議員)처럼 보이게 하려고 그럴듯하게 열심히 연기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이러한 연기에 능한 사람이 정당 안에서는 능력 있는 의원으로 인정받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처럼 보이도록 하고 자신이야말로 청렴하고 양심에 따라 성실하게 일하는 정치인으로 보이도록 하며 지위를 남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얻으려 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도록 연기하는 사람들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품위를 지키고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질서를 깨뜨리거나 법규를 어기지 않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연기를 한다. 그러나 국민들 대다수는 그러한 국회의원(國會議員)을 극회의원(劇會議員)으로 여긴다.

해마다 조사하는 기관신뢰도 조사에서 매년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기관이 국회이다. 신뢰한다는 응답이 10% 내외를 오르내린다. 300여명의 국회의원 중에서 최대 30명 미만의 의원 정도만 신뢰받는 정도라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자신의 윤리와 도덕적인 일뿐만 아니라 법규를 어기는 일이나 의무를 다하지 못한 일에 무조건 합리화시켜 정당화하려고 연기한다. 그런데 다른 당의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극대화시켜 비난과 비판으로 여론화시켜 상대방의 신뢰를 실추시키기 위해 연기를 한다. 자신의 정당에 대해 올바른 비판을 하면 해당 행위로 규정하여 윤리위에 제소하기도 한다. 자신의 당이 잘못된 일이 있어도 합리화시켜 신뢰받는 당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한다는 것이다.

자신과 자신의 측근에 대한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정치인에겐 도덕성 기준이 높아야 된다’는 말을 하고 물러나는 것은 바보 같은 것으로 여긴다. 어떻게든지 자신을 정당화시켜 국회의원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그럴듯한 연기를 하는 사람을 능력있는 사람으로 여긴다.

같은 사건이라도 얼마만큼 연기를 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면 국회를 국회의원(國會議員)집단이라고 해야 하는가 아니면 극회의원(劇會議員)집단이라고 해야 하는가.

이런 국회의원의 일들은 나열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고 유치해서 기록하기도 어렵다. 이제 총선이 다가올수록 이러한 연기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예측은 조금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정치란 선악을 판단하는 종교행사가 아닐세.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라네. 그래야 '더 나쁜 놈들'이 점차 도태돼, 종국엔 '덜 나쁜 놈'이 좋은 사람으로 바뀌어 갈 것이 아닌가.정치하는 사람들을 싸잡아서 '모두 다 도둑놈들이다'라고 말해 버리면 기분이야 시원하겠지만,결국 더 나쁜 놈, 더 도둑놈들을 두둔하는 꼴이 된다는 말일세.” 함석헌옹께서 하신 말씀이다.

정치는 자신의 권력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임을 말로만 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로 삼고 행하는 진정한 국회의원(國會議員)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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