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자 전주시상하수도본부장
/박용자 전주시상하수도본부장

▲ 이제는 지구 열대화의 시대 도래

“지구 온난화의 시대가 끝나고 이제 지구 열대화 시대가 도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며칠 전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라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분석을 바탕으로 이같이 경고했다.

단순한 기온 상승을 넘어 인류 생존이 힘들 정도의 극한 기후 시대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더 섬뜩한 것은 현재 기후 변화가 공포스런 상황이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들어 전례 없는 극한 호우로 50여 명이 사망했고 35도가 넘는 폭염에 7월에만 13명이 숨졌을 정도다, 8월에도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역대 최고의 폭염이 예보되고 있다.

이처럼 기후 위기는 인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

이제는 기후 변화 대응이 정부나 기업에 몫만은 아니다.

개개인이 생활 속 작은 실천의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 우리가 마시는 물의 소중함

근래에 들어 기후 위기를 절감하는 우리와 다르게 아프리카는 수년 전부터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극심한 가뭄과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물은 생물의 생존에 필수요소로서 살아있는 생물체의 70~80%가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람은 물을 마시지 않고 1주일 이상 생존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유엔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가 지적한 물 부족국이다. 도시 등 일부 지역의 물 과소비 현상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방 도시와 도서, 농촌 지역은 상수도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연평균 강수량(1,455mm)이 세계 평균(880mm)보다 많다지만 강수량의 3분의 2가 여름 장마철과 태풍 기간에 집중되고 강수량이 집중되는 시기에 물을 가둘 수 있는 댐 등이 충분하지 않아 식수를 포함한 용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효율적인 물 확보를 위해서는 댐을 만들어야 하지만, 댐 건설은 강(江)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끊고 자연환경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지구의 생물다양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환경문제와 연결되어 그마저도 쉽지 않다. 

 

▲ 물을 아껴쓰는 생활 속 작은 실천

그렇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물 부족에 대비할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해 말 환경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한 사람당 하루 물 사용량은 269L(2007년기준)로 1997년 409L를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독일(192L), 영국(200L), 프랑스(211L)에 비하면 월등히 많은 편이다.

생활 속 물 절약은 약간 관심과 노력만 있으면 누구나 실천이 가능하다.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을 용도별로 살펴보면 화장실 변기용 25%, 설거지용 21%, 세탁기용 20%, 목욕용 16%, 세면용 11% 순이다. 따라서 화장실 변기에 벽돌을 넣거나 세수한 물을 재활용한다면 집에서 사용하는 생활용수 1순위의 변기용 물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식기 세척 시 설거지통을 이용하면 60%, 샤워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면 50%, 빨랫감을 한 번에 모아 세탁할 경우 30%의 물을 각각 절약할 수 있다.

 

▲지구와 생명을 지키는 소중한 물 절약 동참

우리는 물의 낭비적 사용을 줄이는 것으로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먼저, 우리가 아껴 쓴 물의 양만큼 새로운 댐을 지을 필요가 적어진다. 또한 물의 생산과 공급에 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고, 물의 사용량이 줄어든 만큼 하수 발생량 감소로 수질개선을 이끌어 지구 열대화 예방에 동참할 수 있게 된다.

이제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와 가뭄은 먼 나라 이야기도 먼 미래의 과제도 아니다. 기후변화의 피해는 이제 어느 지역도 안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물의 소중함을 느끼고 물 절약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어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미래 자원인 물 절약에 적극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한 상황이다. 

물이 언제나 내 곁에 있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익숙함에 속아 물의 소중함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다가오는 지구 열대화는 생명 활동을 위한 물의 절대적 가치를 더욱 절감하게 할 것이다. 지구를 살리고 미래에 충분한 물을 얻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환경파괴를 최소화하는 물 아껴 쓰기에 모두가 동참할 것을 기대해 본다.

/박용자 전주시상하수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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