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숙자 '행주의 노래'

웃음잃은 세상사람들에 웃음을-고마운
인연에 고맙다는 고백 시로 풀어내

공숙자 시집 ‘행주의 노래’가 발간됐다. 평생을 국어교사로 살았고, 모국어의 결을 자아내는 수필작가로 살아왔던 시인은 지난 2021년 시인으로 등단했고, 그 해 첫 시집 ‘알고도 모르고도’를 출판했다. 

이동희 시인은 공숙자 시인이 느닷없이 시라는 서정의 악기를 들고 나온 이유를 세 가지로 꼽고 있다. 첫째는 웃음 잃은 세상에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함이다. 보통 우리네는 웃음을 하대하려는 습성이 있고 점잖지 못함이라고 깍아내리려는 선입견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엄격함과 진중함을 고매한 인격자가 갖춰야 할 기본요소로 보려 하고, 싱거운 말로 상황을 재미있게 끌고 가는 사람을 상대적으로 경박하다고 치부하려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웃음이야말로 만병통치약이 된 지 오래다. 웃음코드가 없는 작품은 성공할 수 없으며, 심지어 대중예술은 물론 전통예술에서도 희극적 요소를 담아내야 성공할 수 있다.

공숙자 시인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웃음코드가 잠복돼 있다. 시를 읽노라면 시인 이전에 인간 공숙자가 보이고 들리고 느껴진다. 시인은 평소에도 권위나 허세보다는 실질적, 실체적, 구체적인 사물에 가치를 부여하려 한다. 그러니 구사하는 대화 내용도, 말씨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재미있게 표현하려는 의도가 베어있다. 

시인이 시를 쓰는 두 번째 이유는 고마운 인연들에게 고맙다고 고백하고 싶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사에 인색하다. 그래서 그런지 인사하며 살기를 권유하는 공익광고가 대중을 선도한다. 공숙자 시인의 둘째 시집에는 인연 맺은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정서가 담긴 작품들이 대세를 이룬다. 과묵함이 미덕인 우리 사회에서 일일이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것을 오히려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저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다는 선입견으로 지나치고 마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시인은 그저 감사와 인사말씀을 소중한 인연에 대한 덕담으로 본격적으로 시적으로 하기 위해 시를 쓰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시로써 완성의 길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이 시집에는 공숙자 시인의 시론으로 삼은만한 작품들이 있다. ‘나의 시는 이렇다’는 진술이 곧 자신의 시론을 시로 품어낸 격이다. 그런 경향의 시적 정서와 함께 인생의 완성을 향하 밑그림을 그린 작품들 또한 적지 않다. 

이동희 시인은 “공숙자 시인이 시를 쓰는 이유 세 가지는 결국 자신의 인생론을 정립하기 위한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이 시집에는 좋은 완성을 향산 시심을 자별한 시적정서를 통해서 드러낸 작품들이 여러 편 있다”며 “인생의 완성을 향한 밑그림이 될 만한 시적 정서들이다. 이런 시정신이 시적 정서에 담겨 왜 사는 가에 대한 인생론을 정립해 나간다”고 밝혔다.

공숙자 시인은 “첫 번째 시집을 낼 때도 두려움이 앞섰는데 그런 심정은 이번 시집을 낼 때또 매한가지였다”며 “화려한 수사를 부리지 않아 다분히 건조하다 하겠지만 시어를 난삽하게 함부로 부리지 않고 끝까지 받들며 동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남원 출생으로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초중고 및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에서 교직을 수행했다. 1985년 월간문학 신인상 수필이 당선됐고, 2021년 표현에서 시가 당선됐다. 전북여류문학회, 전북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여류문학회장, 전국대표에세이회장, 전북수필문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수필집 ‘그늘을 날지 않는 새’, ‘마음밭 갈무리’가 있다. 전북수필문학상, 전북여류문학상, 전북문학상, 전북예총하림예술상, 여산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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