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허가 지연이 수두룩해 공장 짓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내 기초자치단체들이 공무원 인사이동 등을 이유로 기업이 신청한 인허가 절차를 상습적으로 늦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길게는 100일 가까이 불필요한 서류 제출을 요구하며 인허가를 내주지 않아 자본을 투자한 기업들은 대답 없는 관청만 바라보며 애먼 속앓이를 해왔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도 감사관실의 조사에서 드러났다.

감사관실에 따르면 2020∼2022년 도내 14개 지자체의 민원 처리 지연 건수는 모두 209건.

여기에는 공장 신축 인허가와 개발행위·도로점용 허가, 소상공인 영업허가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자체별로는 완주군이 42건으로 가장 많고, 전주시 39건, 임실군 23건, 군산시 21건, 고창·부안군 각 20건, 김제시 13건 등이다.

지연 기간은 짧게는 2일, 길게는 95일에 달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자체는 법정처리기간 내에 민원을 신속히 처리해야 하며, 이를 미루거나 민원인에게 관계 법령에서 정한 것 이외에 추가 서류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들 지자체는 민원을 접수하고도 인사이동으로 바뀐 담당자 업무 파악이 필요하다거나 다른 일이 밀려있다면서 인허가를 제때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자가 기한을 착각하거나 코로나19에 걸려 민원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일부 지자체는 민원인에게 공장 임대 신고나 산업단지 입주 신청을 받고도 인감증명서, 사업자등록증, 공장등록증명서, 법인 등기부등본 등 관련법에서 정하지 않은 서류를 추가로 제출하라 요구하기도 했다.

여타 지자체들이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는 등 신속한 민원 처리에 힘쓰는 모습과 상반된 행정을 펼친 것이다.

도 감사관실은 이들 지자체 잘못으로 행정 불신을 초래하고 기업 등 민원인에게 불편을 끼쳤다며 해당 지자체장에게 주의 처분을 내렸다.

이들 지자체는 과오를 인정하고 법정처리기간에 맞춰 신속하고 공정하게 민원을 처리하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감사관실에 전달했다.

김관영 도지사 출범 이후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1기업, 1공무원’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신속한 민원처리를 위해서다.

일부의 사례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기업유치 전담 공무원들을 욕보이고 있다.

더 넓게 보면, 기업 투자를 지연시킴으로써 지역의 발전을 현격히 저해하는 행위인 것이다.

도 관리 당국은 행정의 불신을 초래하는 이 같은 잘못된 관행을 앞으로 지속적으로 고쳐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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