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세계에서 한밤중에 시내를 활보할 수 있는 나라가 별로 없다고 한다. 더욱 한밤중에 공원에 다니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유튜브를 보면 한국을 방문한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가진 장점을 올린 내용을 보면서 치안이 안전한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외국을 여행할 때 특히 유럽을 여행할 때마다 듣는 소리 중 하나가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백팩을 뒤로 메지 말고 반드시 앞으로 메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나라 사람들에게 함부로 사진 촬영을 부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 사람에게 카메라를 선물하는 것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다가도 볼일이 있으면 잠시 자리를 비워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뷔페식당에 들어가면 자신의 자리에 핸드백이나 휴대폰과 같은 소지품을 두고 음식을 가지러 가도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회식 문화가 변해서 직장인들이 회식하면 저녁 식사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코로나 이전에만 해도 회식은 1차 2, 3 차 까지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자정이 넘어서 헤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밤길을 조심해야 할 염려가 없을 정도로 안전한 사회였다. 물론 아직도 크게 염려할 만큼 치안이 불안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통계 전문기관 넘베오(NUMBEO)에서 조사한 치안지수로 본 안전한 나라의 국가별 치안 상황에 대해 정리한 문서가 있다. 각 나라의 치안 수준을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나라마다 범죄에 대한 정의가 다르고, 범죄 인지율이 다르기 때문에 통계상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치안은 국가의 다양한 요소들의 수많은 상호 작용이 만들어내는 산물이다 보니 이것을 객관적으로 통계화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시도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넘베오(Numbeo)에서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범죄율이 낮고 가장 안전한 국가 1위였으나 2017년에는 17위, 2018년에는 28위로, 2019년에는 34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2020년 기준으로는 24위로 다시 올라갔다. 이후 2021년 21위, 2022년 21위, 2023년 17위이다.’(나무위키) 그래도 선진국에 해당하는 국가 중에는 치안이 앞선 안전한 나라이다. 그뿐만 아니라 마약에 대해선 안전한 국가에 속한 나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치안이 안정된 나라에서 그 안정을 깨뜨리는 소리가 나고 있다.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묻지마 흉기 난동’과 함께 유사한 범죄를 SNS를 통해 예고하는 것으로 인해 그래도 치안만큼은 안전한 나라로 여기고 있는데 치안에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아무런 이유없이 순간의 감정처리를 하지 못하여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다수의 사람이 고통을 겪게 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분당 서현역 인근에서 발생한 20대 청년의 묻지마 흉기난동으로 시민 9명이 다쳐 그 중 2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후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도처에서 발생했고 전국적으로 무차별 흉기난동 예고가 SNS를 통해 확산되어 ‘칼부림 예고 지도’까지 나올 정도로 시민들이 우려와 불안 가운데 지내야 했다. 전주도 ‘칼부림 예고’소동이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시민들은 한동안 불안한 가운데 지내야 했다. 필자는 삼천천 주변 아파트에 주거하고 있어 천변은 필자에게 적어도 한 주에 2,3번 정도는 운동하는 곳이다. 그런데 산책길을 걷던 여성이 습격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져 한동안 안심하고 운동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마약에 관련된 사건 사고도 점차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의료진들에 의해 향후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일상회복이 시작되자 자살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비교적 임상 기준 이하의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고 이러한 정신건강의 인구분포를 확인하고, 고위험군을 선택해 선제적으로 정신건강적으로 개입하는 게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국가적인 정신건강 모니터링 및 고위험군 분포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것은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들의 관심이라 생각된다. 정부에서 전체적인 모니터링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의 관심이 황당한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이다. 황당한 사건의 범인들도 가족이 있고 가까운 친구가 있을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서로의 관심을 통해 정신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면 사회 불안요소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강태문 전주남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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