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문 전주시 경제산업국장
/심규문 전주시 경제산업국장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택배, 배달음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배달 차량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플랫폼·이동노동자도 눈에 띄게 늘어 2021년 66만 명에서 2022년 80만 명으로 증가했고, 우리 전주시에도 1만 8천여 명에 달하는 이동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플랫폼·이동노동자는 앱이나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플랫폼 기업을 통해 물류배송, 음식배달, 청소와 같은 일거리를 구해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1건당 일정한 보수를 받고 일하는 근로 형태를 말한다. 이들 대부분 개인사업자로 분류되는 프리랜서 형태이기에 제도의 보호권 밖에 위치하고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제와 같은 임금노동자를 위한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배달, 택배, 대리운전 기사 등 업무공간이 특정되지 않은 이동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한여름엔 뜨거운 햇볕 아래 무더위 속에 비지땀을 뻘뻘 흘리고, 겨울엔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손발이 꽁꽁 어는 추위 속에 힘겹게 일하고 있다.

 이런 열악한 근로환경과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리는 플랫폼·이동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는 2016년 노동법전을 개정해 플랫폼·이동노동자의 권리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하고 플랫폼·이동노동자에 대한 보호 입법을 마련했다. 스페인은 2021년 5월 플랫폼 배달업 종사자의 노동자 지위를 인정하는 ‘라이더 법’을 제정해 배달 노동자들을 모두 직원으로 고용할 것을 의무화하고 노동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사용자가 아닌 플랫폼·이동노동자를 근로자로 규정하는 AB-5법을 만들고, 주민발의 법안 22호(Prop22)에 대한 위헌 심판을 통해 플랫폼의 운전기사를 정규 직원으로 볼지, 독립 계약자로 봐야할 지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플랫폼·이동노동자의 계속적인 증가에 맞춰 플랫폼·이동노동자의 위치와 처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전주시는 1만 8천여 명에 달하는 전주시 플랫폼·이동노동자의 근로환경 개선과 복지증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2021년 완산구 서부신시가지 비보이광장 공영주차장 인근에 첫 플랫폼·이동노동자 쉼터를 조성한 데 이어, 올해 고용노동부가 공모한 ‘플랫폼종사자 일터개선 지원사업’을 통해 국비 4900만원을 확보하고 지난 8월 1일 덕진구 송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공영주차장 입구에 두 번째 쉼터를 개소했다.

 플랫폼 이동노동자 쉼터는 배달·택배 노동자와 대리운전, 프리랜서, 학습지 교사, 방문 설치기사 등 이동 노동자들이 잠시 쉬거나 대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의자, 테이블, 음수대, 냉난방기, 휴대전화 충전시설 등을 마련해 노동자들이 잠시나마 앉아서 쉴 수 있게 됐다.

 한편 우리 시는 플랫폼·이동노동자들이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 등 각종 심리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맞춤형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세 번째 수요일에 완산구와 덕진구 이동노동자 쉼터에서 번갈아가며 ‘플랫폼 이동노동자 상담의 날’을 운영해 노동자들이 일하면서 겪는 스트레스 등 심리적인 문제와 건강, 일자리, 노후준비 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맞춤형 상담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는 근로자의 기본적인 인권이다. 앞으로도 플랫폼·이동노동자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권익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

/심규문 전주시 경제산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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