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자에 보도된 문화일보-케이스탯리서치의 '서울시 편입 거론 지역의 찬반 관련 여론조사' 결과가 흥미롭다. 국민의힘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용으로 띄웠다는 이른바 '메가시티 서울' 구상과 관련해 서울 편입이 예상되는 지역 대다수에서 찬성 여론이 높게 나온 것.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 편입에 대한 찬반여론 비율(%)은 △김포시 찬성 57, 반대 40 △광명시 찬성 55, 반대 43 △구리시 찬성 68, 반대 29 △하남시 찬성 57, 반대 40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모름-무응답. 편입이 예상되는 4곳 모두에서 큰 격차로 찬성 응답이 높았다. 

이들 지역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찬성 응답은 '지하철 연장, 광역버스 연계 등 교통난 해소'가 높았다. 또 지역인프라 개선, 보유자산 가치 상승 등이 찬성에서 많았고 반면 세수감소로 인한 재정위협이나 기피시설 설치, 지역 정체성 약화 등은 반대 응답에서 많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문화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 2일 양일간 경기 김포, 광명, 구리, 하남시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여를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로 실시됐다. 표본과 응답율은 김포 501명-20.4%, 광명 500명-15.4%, 하남 500명-16.5%, 구리 508명-15.4%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구리만 ±4.3%포인트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국민의힘이 던진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총선판을 흔들고 있다. 서울의 거대화와 함께 전국 지방 시군들도 "통폐합을 통해 크게 가자"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규모의 경제가 중시되고 있고, 인수합병을 통한 거대기업의 전면등장이 세계적 큰 흐름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기본적 인식은 이제 지역생존의 필수요건이 돼 가고 있다. 

특히 전북과 같이 인구소멸로 위기감이 높은 곳은, 우선 가능한 시군통합 논의부터 추진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더욱이 현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도 사실상 쉽지 않은 상태다. 이대로 있다가는 전북은 타 시도에 모든 걸 빼앗길 수도 있다. 새만금도 전북이 아닌 서남권 새만금이 될 수도 있다.  

4일 오후 광주에선 '서남권 메가시티 구축 토론회'가 열렸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중부권-동남권-서남권으로 가자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조경태 뉴시티 특위위원장은 메가시티 국토의 축으로 서울, 부산, 광주를 제시했다. 조 위원장은 특히 광주가 새만금까지 품을 수 있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민선 8기 중반에 들어서는 전북은 시군통합 장단점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완주-전주, 전주-완주 통합은 오래 전부터 거론된 핵심 이슈다. 될듯 될듯 하면서도 결국은 무산. 마치 김제공항이 무산돼 지금까지 변변한 공항 하나 없는 전북이 된 것처럼 말이다. 

전주-김제 통합론은 지난 20대 국회에서 정동영 당시 의원(전주병)이 주창했다. 전주-완주가 아니라면 전주-김제를 통해 서해안으로 뻗어나가자는 것이었다. 대중국 교역의 핵심거점이 되고 항만을 낀 전주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고상진 (사)익산발전연구원장은 최근 '익산-군산', '군산-익산' 통합론을 꺼내들었다. 양 지역이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면, 전북은 전주권과 군산익산권 등으로 경쟁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는 물론 전국이 메가시티를 고민하고 있는 지금, 전북 역시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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