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권주 전주시문화체육관광국장
/황권주 전주시문화체육관광국장

어느덧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아 마무리할 시기가 도래했다.

모두가 어려웠던 시기를 지나 우리의 일상이 오랜만에 생기를 회복하여 돌아온 의미 있는 한 해였다.

그와 더불어 우리 시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도 활기를 되찾아 다시 시민 곁으로 찾아온 해이기도 하다.

그중 ‘동아시아문화도시’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것에 눈길이 간다.

2023년 한 해 동안 중국, 일본에 한국 그리고 전주의 문화적 색채를 보여주었고 시민들에게는 전주의 문화 매력을 다시금 각인시켰으며, 중국과 일본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거리를 좁힐 수 있었던 유의미한 여정이었기 때문이다. 

 

▲ 한중일 문화를 시민의 품으로, 쉴 새 없이 달려왔던 2023년

우리 시는 중국 청두(成都)시ㆍ메이저우(梅州)시, 일본 시즈오카현(静岡縣)과 함께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되어 동아시아의 문화 화합을 위해 달려왔다. 4개 분야에서 총 17개 사업을 추진하였고, 중ㆍ일 개최도시와 상호 간 행정단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ㆍ예술인을 초청 및 파견하는 등 서로의 문화를 더욱 직접적으로 체감하여 견고한 문화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다.

 4월 전주 ‘개막식’으로 동아시아문화도시의 시작을 알렸다. 개막선언과 한중일 문화 공연으로 본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와 연계한 ‘동아시아 영화특별전’을 통해 한중일 영화 문화의 매력을 소개하고 국가별 영화 제작 지원 현황에 대해 공유하였다.

 6월에는 ‘한여름밤의 삼색동락(三色東樂)’을 통한 전통문화 공연으로 시민들이 한중일 문화를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전통 춤사위, 변검, 마당놀이 등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며 기분 좋은 여름밤 추억을 선사했다.

동아시아문화의 미래를 조화롭고 평화롭게 만들어 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한중일 현대미술 교류전 <화/和/Harmony>’와 동아시아를 이끌어갈 미래 세대인 한중일 청소년의 교류를 위한 ‘동아시아 청소년 전통놀이 문화축제’가 7월에 있었다. 현대미술 교류전에는 3국 4개 도시의 11명의 현대미술 작가가 참여하여 동아시아의 화합과 동시에 한중일 현대미술이 나아갈 방향을 작품을 통해 소개했다. 또한 전통놀이 문화축제는 한중일 미래 세대 간의 올바른 문화 이해와 동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인재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8월에는 최근 화두 되는 챗GPT와 AI기술에 대한 포럼을 진행했다. 동아시아문화를 이끄는 청년 세대를 통해 ‘AI시대에 진입한 현대에 AI가 만들어낸 작품을 예술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문화예술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안하였다. 

9월과 10월은 동아시아문화도시 관련 사업이 집중되어있었다. 먼저 9월은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한 축을 담당하며 한중일 소리와 음악 문화를 알렸던 ‘동아시아 전통ㆍ월드 음악공연’을 시작으로 ‘환대’를 주제로 하여 3국의 무형유산의 진수를 보여준 ‘동아시아 무형유산 국제문화교류’가 진행되었다. 또한 제27회 전주한지축제와 연계하여서 한·중·일 종이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던 ‘동아시아 종이문화 특별전’과 한중일의 공통 문화인 서예 문화를 통해 같으면서 다른 3국의 화이부동(和而不同)성을 나타내고자 한 ‘동아시아 全·成·梅·靜전’이 9월과 10월에 걸쳐 시민들을 찾았다.

이어진 10월에는 한중일 음식에 대해 보고,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동아시아 음식문화 어울림 마당’을 통해 동아시아의 식(食)문화를 우리의 식탁에서 볼 수 있을 만큼 가깝게 다가왔다. 또한 한중일 거리예술가들과 시민이 함께한 거리문화ㆍ예술의 장인 ‘전주예술난장’으로  

전주에 없던 새로운 거리예술축제의 탄생과 전주의 문화적 역량을 발휘했다.

‘폐막식’이 있던 11월은 2023 동아시아문화도시로서 전주가 한 해를 마무리하고 그간 추진해 온 모든 사업과 3국의 문화적 유대감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충분했다. 더불어 사진을 비롯한 여러 기록물을 전시하여 폐막식을 찾은 모든 이의 추억을 되살리기도 하였다.
 

▲ 새롭게 피어날 동아시아문화도시 전주 

지금까지 소개한 대로 우리 시는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교류를 추진하며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중 세대와 분야를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예술사업을 연중 기획ㆍ운영하여 지역 예술문화의 고른 발전을 도모하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실제로 시각ㆍ공간 예술(음악, 미술, 사진, 무용 등), 미디어예술(영화), 실용예술(공예, 음식), 한지, 서예, 전통놀이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추진했고, 사업별로 어린이, 청소년, 청년, 중ㆍ장년 모든 세대가 부담 없이 접할 수 있었다. 

또한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이 바탕이 되어 전주-시즈오카현 사이에는 지속적인 문화교류 의향에 관해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전주-시즈오카현 우호 교류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어 문화뿐만 아니라 기술ㆍ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의 교류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민간 부분에서도 한중일 3국 간 문화교류의 움직임도 활발했다. 합창, 인형극 등 시에서 추진한 공식 사업 외의 민간 부분만의 색다른 활동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행정에 국한되지 않은 넓은 영역의 주체들의 활발한 문화교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3년의 동아시아문화도시는 유종의 미를 거두며 저물어 간다. 하지만 다가오는 2024년, 동아시아문화도시 전주는 또 다른 싹을 계속해서 틔워 아름답게 피워낼 준비를 하고 있다. 한중일 개최도시 간의 연속성 있는 상호 교류를 위해 2023년 추진 사업을 기준으로 성과우수사업과 공통관심사업을 발굴하여 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또한 문화적 우호 교류의 의사를 확인한 일본의 시즈오카현과 보다 적극적으로 교류를 위한 움직임을 가져갈 것이다. 행정의 교류를 시작으로, 앞서 언급한 우리 시의 성과우수사업과 공통관심사업을 함께 추진해 나가며, 나아가 우호 교류 협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은 관심과 의미를 남긴 사업인 만큼 실질적인 추진 성과를 함께 자양분 삼아 한중일 문화교류를 위해 형성된 이 네트워크를 계속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전주의 문화ㆍ예술 자원에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전주의 문화적 역량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천년문화도시, 전주의 자부심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황권주 전주시문화체육관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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