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여보, 아버님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 겠어요.”는 1991년 모 보일러사의 CF로 당시 혁신적인 광고 기법으로 인정되며 보일러 매출 향상에 효자 노릇을 했다고 한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걱정하는 나레이션이 시청자의 뭉클한 마음을 확실하게 잡았던 만큼 농어촌의 겨울은 정말 가혹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글로벌 유가 급등은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의 기름(등유) 보일러에 의존하고 있는 농어촌 주택의 난방비 부담을 크게 가중 시킨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보다 안정된 유가에도 불구하고 등유를 원료로 하는 보일러를 사용하는 농가의 경우 난방을 위한 연료비가 150만원 이상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농촌 지역, 겨울철 에너지 부담이 더욱 커

지난 3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농촌 주민의 난방 실태와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였는데 주 내용은 도시가스 등 저렴한 난방에너지에 접근성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노후주택 비율이 높고 주택의 단열성능이 떨어져 연료비 지출이 매우 큰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2021년 기준 경제적 취약자인 생계‧의료, 주거급여 수급자 수는 도시 지역에 비해 5.9%나 높아 낮은 소득과 높은 난방비의 이중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농어촌 지역에서도 읍지역이냐 면지역이냐에 따라서도 난방 비용의 부담은 더욱 컸다. 농촌진흥청의 ‘2022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에서는 읍지역의 난방비는 월평균 12만2천원인데 반해 면지역은 17만1천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이 면지역이 많은 탓으로 보인다.

에너지 절약과 화재 예방을 위한 올바른 난방 방법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전열기구와 함께 화목 보일러에 의한 화재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기구들은 난방비 부담이 큰 농어촌 지역에서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 또한 농어촌에 거주하시는 많은 분들이 고령에 노후된 주택이 많아 안전사고에 취약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난방비 부담이 자칫 안전과 생명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으로 난방 효율을 높여야 한다.

먼저,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열기구들은 주 난방용이 아닌 보조용 기기이므로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과도하게 사용하지 말고, 적정한 온도와 시간을 맞추어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보일러 등으로 효율적인 난방이 전제되어야 한다. 보일러의 에너지는 방 바닥에 순환하는 난방수의 양에 비례하므로 주로 생활하는 공간 외 사용하지 않는 공간의 온수 분배기 밸브는 잠그는 것이 좋다. 그리고 평소 문풍지나 단열시트, 커튼 등으로 외기를 최대한 차단하고, 내복과 수면양말, 가디건 등 착용과 함께 방 바닥은 담요나 러그, 카펫을 깔아 온기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할 때 보조용 전열기기의 사용 시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전기히터/스토브의 경우 2022년 소방청 화재통계에 따르면 가스난로/스토브의 화재사고 발생 건수(32건)보다 훨씬 높은 252건이나 된다. 그 이유는 전기히터에서 방출되는 복사열이 의자나 담요 등 가연성 물질을 발화시켜 화재를 쉽게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히터/스토브를 사용할 때에는 적정 거리를 두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는 저온 화상을 입지 않기 위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이불이나 커버를 씌워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에너지공단 전북지역본부장 김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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