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택 전주시대중교통본부장
/정상택 전주시대중교통본부장

전주시 내 교통 체증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전주시에 등록된 승용차는 2020년 284,608대에서 2023년 293,872대까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도로는 한정되어 있는데 혼잡은 심해지고 꽉 막힌 도로를 달려야만 하는 시내버스의 운행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단순히 도로를 넓히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로 확장만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다. 도심 땅을 매수해 도로로 만드는 것은 막대한 보상 비용이 발생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 도로를 확장해도 자동차가 지금처럼 계속 증가하면 결국 도로는 다시 혼잡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자동차 숫자를 줄이는 게 답이다. 대중교통 인프라를 확충해 자가용을 줄이고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 가장 큰 방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다.

BRT는 도로 중앙에 버스전용차로와 정류장을 설치해 일반 차량과 분리하고 정시성과 수용량을 향상시킨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우리에겐 ‘버스전용차선’으로 친숙한 개념으로 ‘도로 위 지하철’로도 불린다. 현재 수도권에 이어 부산, 대전, 제주 등 총 10개 지자체에서 BRT를 운영 중이고, 우리 전주시를 포함한 7개 지자체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우리 전주시는 오는 2025년까지 국비 206억 원을 포함한 총 412억 원을 투입해 기린대로에 BRT를 도입할 계획으로, 내년 9월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국토부 BRT 종합계획에 기린대로, 백제대로와 송천중앙로~홍산로 구간이 반영된 데 이어, 22년 10월에 기린대로 BRT 추진을 위한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했고 올해 6월엔 전북도에서 기린대로 개발계획을 고시해 사업의 윤곽이 뚜렷해졌다.

BRT는 기존 도로를 활용해 설치하기 때문에 지하철은 물론이고 트램, 경전철보다 건설비가 월등히 저렴하고 공사기간도 1년~2년 정도로 짧다. 또 버스전용차선을 운영하기 때문에 다른 차들과 사고 위험성이 낮고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어 신뢰성도 높다.

기린대로에 BRT가 도입되면 버스 통행속도가 16% 증가하고 통행시간은 5분 이상 단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5분 단축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기린대로를 지나는 모든 버스의 통행시간이 5분 빨라지고 배차 간격이 5분 단축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기린대로는 전주시 교통의 대동맥으로 전주시 시내버스 중 과반수가 지나간다. 이 버스들의 배차 간격이 5분 줄어드는 것을 다 합하면 시내버스 20대를 증차하는 효과가 있고 이는 연간 60억 원 이상의 재정 절감 효과로 이어진다.

BRT를 도입하게 되면 단순히 기존 도로에서 차선 하나가 줄어들어 길이 더 막히게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버스는 도로 공간 대비 수용량에서 승용차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BRT로 시민들의 버스 이용이 늘면 그만큼 도로에 차가 줄어든다. BRT는 꽉 막힌 도로를 뚫어주는 처방전이다.

도로는 도시의 핏줄이다. 원활하지 못한 교통은 결국 도시의 숨통을 조이고 성장을 방해하게 된다. 수많은 차량을 수용하기엔 점점 한계에 가까워진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해 전주의 유일한 대중교통인 버스에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

 BRT 사업은 꽉 막힌 도로를 뚫고 전주의 더 나은 미래를 여는 대수술이다.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철저히 준비해 기린대로 BRT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이어 백제대로와 송천중앙로 구간도 순차적으로 BRT로 전환해 갈 계획이다. 이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정상택 전주시대중교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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