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
/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

2022년 전주에 한옥마을도서관과 동문헌책도서관이 개관했다. 두 도서관은 각각 한옥마을과 동문거리에 있는데, 한옥마을과 동문거리라는 전주의 문화적 과거 이야기가 있는 지리적 특수성을 활용해 도서관을 조성했고, 역사와 옛문화와 관련된 책들을 서가에 배치했다. 두 도서관은 한옥마을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책과 함께 관광지를 돌아보고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도서관의 가장 근본적인 기능은 책을 보존·관리하고 이용자들의 개인학습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지만, 2010년 무렵 등장한 ‘힐링 열풍’에 휴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도서관도 이런 영향을 받아 많은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전국 곳곳에서 오래된 도서관들이 공간개선을 통해 편안하고 열린 도서관으로 변신하였다. 전주도서관 역시 2019년 전라북도 최초로 평화도서관을 개방형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여 재개관하였고, 현재까지 6개 공공도서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였다.
 

△ 우리 도서관을 팝니다!

다가올 2024년에는 서신, 완산, 쪽구름도서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만이 도서관 혁신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게 발상을 전환하여 도서관을 찾지 않았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서관에 올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현재 도서관의 가장 큰 과제라 생각한다. 올해 9월에는 도서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우리 도서관을 팝니다!’를 주제로 도서관 마케팅 교육을 추진한 바 있다. ‘도서관 마케팅’은 도서관의 가치와 사명을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서 도서관 운영 전반에서 도서관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 적용, 홍보, 배포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말한다. 누구에게나 평등한 책 문화서비스 제공을 위해 봉사하는 도서관에 ‘마케팅’이라는 경영학 용어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21세기 지식기반 사회, 디지털 시대, 자료구입비 물가 상승 등 도서관 현장은 여러 가지 변화를 맞이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응과 변화가 필요하다.
 

△ 디지털 시대의 도서관 마케팅 전략

코로나 19 이후 전주도서관의 경우, 비대면 도서 대출 시행, 무인반납기 운영, 전자책 등으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챗봇을 통해 도서 및 대출 현황 조회 및 도서관 안내 등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도서 검색과 목적지를 같이 안내하는 로봇도 도서관에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유튜브나 SNS 동영상을 활용한 1인 미디어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2022년 재개관한 송천도서관에는 미디어 창작공간을 조성하였고, 어린이와 성인을 대상으로 SNS 활용법, 동영상 제작법 등 프로그램을 지속 운영하고 있다. 올해 개관한 전주혁신도시 복합문화센터에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미디어 창작실습 공간을 조성해 청소년이 직접 동영상을 제작하고 편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내년 재개관하는 완산도서관에도 미디어 창작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미디어 활용 교육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전주와 익산도서관 여행 메타버스 플랫폼이 구축되면 가상세계에서 전주와 익산의 도서관들을 여행할 수 있게 된다.  전주도서관은 디지털 기기 등 이용자들이 많이 찾는 매체를 활용하여 잠재적이용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 디지털 도서관으로 도약, 전주가 세계 책의 수도로!

한편 유네스코(UNESCO)에서는 세계 책의 날과 저작권의 날(4월 23일)을 기념해 2001년부터 매년 ‘세계 책의 수도’를 선정하여 발표한다. 2025년 세계 책의 수도로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루가 지정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인천광역시가 선정된 바 있다. 유네스코는 책을 통해 전 세계 시민이 정보를 얻고, 오락을 즐기고, 세상을 보다 이해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전주는 예부터 조선후기 완판본을 제작하고, 책을 만들고 팔았던 서포가 있었던 출판문화의 도시였다. 전주의 전통을 계승한 한옥마을도서관, 동문헌책도서관, 연화정도서관은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에게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공간이 되었다.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하여 잠재적 도서관 이용 고객들이 도서관을 찾고, 디지털 문해력 격차 해소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전주가 가지고 있는 충분한 자원들을 바탕으로 전주가 전 세계적으로 도서관 정책을 선도하는 세계 책의 수도가 되기를 바란다.

/김병수 전주시 도서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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