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 1133억-공항 261억 등
새만금 3천억 증액 절반의 성공
도민, 타시도는 미래발전 대조
복원만 매달리는 현실 안타까워

예산복원 민주당만으론 역부족
정운천 여권내 전북몫찾기 주력
김지사 막판 기재부 접촉-설득
위기의순간 '해결사' 역할 톡톡

대광법-금융중심지 물건너가
국회의원 선거구 10석 지키기
남원 국립의전원 등 과제 산적
복원의 험난한 과정 넘어서야

중진불출마-한동훈 비대위장
국민의힘 급격한 변화 시도해
도내 불출마 등 큰 결단없고
공천향한 내부경쟁만 치열해

혁신경쟁땐 물갈이 거세질듯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4년도 예산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1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내년도 국가예산을 최종 통과시켰다. 전북의 핵심 과제였던 새만금사업 SOC 예산은 총 3,000억원 증액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번 예산 활동을 보면 전북 정치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도 나온다. 신규 예산 반영, 기존 예산 증액에 매진하는 게 아니라 삭감된 예산의 복원에 총력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전북은 지역구 국회의석 10석을 유지해야 하고 남원 의전원을 포함한 주요 사업들도 대거 챙겨야 한다. 

내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중진 불출마와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전북의 중심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변화의 바람이 없다. 도내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는 이도 없고 서울 이전을 고민하는 정치인도 없다. 민주당 공천을 향한 '내부경쟁'만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편집자주

 

/새만금 예산 삭감-복원 총력, 결과는 '그나마 다행'/ 

새만금 예산 복원을 기대했던 도민들도 지쳤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결국 3,000억원 증액 성적표를 받았다. 최선을 다했다는 정치인들의 말과는 달리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이 많다. 힘없는 전북 입장에서 이 정도면 어디냐는 것. 하지만 도민들의 무너진 자존감을 3,000억원으로 떼우기에는 무리일 것이다.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정가 긴장이 높다.   

여야는 새만금 예산 3,000억원 증액을 담은 새해 국가예산안을 21일 통과시켰다. 

전북은 지난 8월 잼버리 새만금을 앞두고 크게 기대했다. 전북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역으로 홍보가 돼, 새만금 잼버리를 통해 지역 발전을 앞당기겠다는 의지가 있어서였다. 그러나 희망과 기대는 잼버리 초반 파행으로 완전히 허물어졌고 이후 새만금 관련 예산이 대거 삭감되면서 전북은 홍보는커녕 대회 실패의 책임을 뒤집어쓰게 됐다. 

전북은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예산 복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도와 정치권은 국회에서 예산 복원에 힘을 쏟았고 도민들까지 상경해 국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펼쳤다. 

3,000억 증액에 대한 평가는 '절반의 성공'이다. 도와 정치권은 어려운 여건에서 다시 확보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지만, 사실은 겪어도 되지 않을 사태를 겪은 것이다. 

실제 타 시도가 경쟁적으로 내년도 국가예산 증액에 나서는 상황에서 전북은 삭감과 복원에 힘을 쏟았다. 이 때문에 예산 증액을 위한 전북도-정치권의 에너지는 '복원'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새만금사업 빅픽처라는 현 정부의 메시지를 감안한다면, 그나마 다행스럽긴 하다. 그러나 미래 발전에 힘을 쏟는 타 시도에 비해 '복원'에 주력해야 하는 전북의 현 상황이 안타깝다는 도민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여야 협치-김관영 기재부 인맥으로 최악은 면해/

이번 21대 국회 마지막 국가예산이 그나마 적정 선에서 예산을 확보한 건 여야 협치가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지난 해 대선 이후 전북은 야권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여권내 라인이 급격히 약화됐다. '대통령실-국민의힘-정부'라는 이른바 당정대통령실에 전북 인맥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 

이런 상태여서 새만금 예산의 대거 삭감, 복원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만으로는 어려웠고 결국 여권의 힘이 전적으로 필요했다. 국민의힘과 기재부의 인식 변화와 설득이 핵심이었던 것.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새만금 예산 복원이 없으면 국가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결국 이 같은 강경 분위기가 어느 정도 들어맞은 셈이다. 

아이러니지만, 새만금 예산이 복원되는 과정에는 새만금을 부정적으로 '인식'했던 국민의힘과 기재부의 막판 변화가 있어서 가능했다. 실제로 예산 3,000억원 복원에는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대표) 등 여당 의원과의 협치가 힘을 발휘했다. 

내년 전주을 총선에 출마하려는 정 의원은 "전북 예산이 실패하면 지역에서 활동할 수가 없다"며 여권 내에서 전북 목소리를 내는 데 주력했다.  

김관영 지사의 기재부 인맥도 힘이 됐다. 기재부 출신인 김 지사는 예산이 대폭 삭감된 이후 이를 복원시키기 위해 수시로 기재부 라인과 접촉하고 해결점을 찾았다. 가장 위기의 순간에 기재부를 설득해 낸 셈이다.   
 

/선거구 10석 사수, 남원의전원 등 난제 수두룩/

21대 국회의 전북 정치 앞에는 난제들이 쌓여 있다. 새만금 예산 복원은 '절반의 성공',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통과시켰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구 10석 사수, 남원 국립의전원 설립 등 녹록치 않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 

이미 '대도시권광역교통관리에관한법' 개정은 물건너 갔고 전북금융중심지 지정도 다음 국회에 기대야 할 상황이 됐다.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국립의전원법은 앞으로 법사위와 본회의를 넘어서야 한다.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하기 위해선 전북 정치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이 끝까지 챙겨야 가능하다. 

더욱이 국립의전원은 남원 서남대 폐교에 따른 49명, 즉 전북 몫임에도 불구 아직까지 방향을 제대로 못 잡았다. 처리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문재인 (전) 정부에서도 법안은 불발됐고 결국 21대 국회 마지막 시점에서야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것. 

전북이 처리해야 할 더 큰 과제는 '국회의원 선거구 10석' 유지다. 국회의원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서울과 전북에서 1석을 감축하는 내용의 선거구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비수도권에서 전북만 선거구가 1석 축소되면서 힘없는 전북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선거구의 경우, 도내 정치인들이 사전에 10석으로 조정하는 자체안에 합의했었다면 현 상황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국회 주변에선 전북이 10석에서 9석으로 1석 축소될 것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왔는데도 결과적으로는 1석으로 축소되는 안이 발표됐다. 전북은 또다시 선거구 복원이라는 험난한 고개를 넘어서야 한다. 
 

/국힘, 중진 불출마-한동훈 비대위원장 수락, 전북은/

내년 국회의원 총선이 3~4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내 정치권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중진 불출마와 한동훈 법무장관의 비대위원장 수락 등으로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서다. 국힘의 변화는 더불어민주당에도 영향을 주게 되고, 이 영향은 전북에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전북은 새만금 예산 삭감-복원, 국회의원 선거구 축소 위기 등으로 상당수 도민들로부터 우려를 받고 있는 상태다. 강한 정치가 22대 국회의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국민의힘과 '혁신' 경쟁을 펼친다면 현역 물갈이 바람이 대대적으로 불 수 있고 전북도 이 상황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정치 경력이 거의 없는 한동훈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등판시키는 모험을 선택했다. 내년 총선에서 야권과 정면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21일 한동훈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했고 한 장관은 이를 수락했다. 신년부터는 한동훈 비대위원회가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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