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총선이 이제 100여일 남아서인지 지역내 경쟁 열기가 뜨겁다. 21대 현역 초재선 의원들은 한번 더 해야 한다며 지역구민들에게 호소 중이고, 전직 의원들과 정치신인 입지자들은 변화가 필요하다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북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급변해가고 있다. 내년부턴 전북 발전을 주도할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다. 성공적으로 출범하느냐에 도민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전북특자도야말로 수도권 대 비수도권, 영남권 대 호남권, 광주전남권과 전북권 이라는 3중 소외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도내 일각에선 소외론이 패배주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외론에서 탈피하는 게 더 중요하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전북이 차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여야 후보 진영이 수차례 약속한 건 전북 민심을 제대로 읽었기 때문이다.

전북이 삭감된 새만금 SOC 예산을 복원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던 지난 21일. 전북은 관련 예산 3,000억원이 증액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같은 날 국회 국토위에서는 대구~광주를 연결하는 달빛철도 특별법이 통과됐다. 법안은 법사위,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고속철도냐 일반철도냐, 단선이냐 복선이냐의 문제를 놓고 이견은 있지만 어쨌든 달빛철도는 광주에서 대구까지 달리게 된다. 동서화합의 상징으로 불리는 달빛철도에는 여야 국회의원 261명이 참여했다.

서대구역에서 광주송정역으로 이어지는 달빛철도는 대구~고령~합천~거창~함양~장수~남원~순창~담양~광주로 이어진다. 도내에선 순창, 남원, 장수가 포함된다. 전북으로선 남원 등이 광주생활권으로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지리산권 관광을 활성화시켜 대구, 광주를 유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달빛철도를 보면 생각나는 게 있다. 지난 2000년을 전후로 시작돼 점차 확장된 새만금~포항고속도로 건설이다. 전북 새만금에서 전주, 경북 대구를 거쳐 포항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현재는 전북 장수에서 대구 구간이 예비타당성 조사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표류 중이다.

언제 다시 건설 계획이 세워질 지는 미지수다. 만일 새만금~포항이 지속적으로 건설됐다면 달빛철도 이상의 동서화합 상징은 물론 양 지역간 물동량 역시 크게 증가했을 텐데 아쉽다.

뭔가 타 지역은 쭈욱 뻗어나가고 있는데, 전북은 제 몫찾기도 버거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생긴다. 새만금 예산 복원이나 국회의석 10석 사수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하는 전북 정치력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지역의 정치력은 결국 대선주자를 확보하고 있느냐에 좌우된다. 공천장을 받으려고 지도부 눈도장 찍기에 바쁜 정치인은 22대 국회에 보내선 안 된다. 적어도 전북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각오, 우리 정치를 바꿔보겠다는 결기를 가진 이들을 선출해야 한다.    

국회의원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한동훈 전 법무장관은 올해 50세다. 그는 26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치에 첫 발을 내디뎠다. 내년 총선에서 여당을 지휘하게 된다.

38세의 이준석 전 당 대표 역시 국회의원 0선이다. 이 전 대표는 27일 탈당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지난 주 '호남발전공부모임'에서 새로운 정치 시도에 대해 "저는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보다 젊은 나이에 그걸 시작해서 하기 때문에 그걸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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