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이면 드디어 전북특별자치도가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전북도와 정치권이 함께 총력을 다해 성사시킨 쾌거다. 지난 해 전북 정치는 새만금 잼버리 이후 국가 예산 삭감과 복원, 국회의원 선거구 축소설 등으로 매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전북특자도라는 최대 과제를 성공시키면서, 약한 정치력을 어느 정도 상쇄시켰다고 볼 수 있다. 전북특자도는 모처럼 인정을 받을 만한 성과다.      

전북특자도에 큰 의미가 있는 건, 전북의 오랜 염원인 독자권역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전북은 정치적, 지역적 특성으로 3중 소외에 시달려왔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영남권과 호남권, 광주전남권과 전북권 등 전북은 이런 구도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전북은 돌파구를 찾았고, 오래 전부터 전북만의 특장점을 살린 '전북독자권역'을 추진했다. 그 결과가 전북특자도로 나타난 것이다. 타 권역에 포함된 전북이 아니라, 전북만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진 것.    

특히 여야 정치권이 협치를 이뤘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특정 정당만의 힘으로 특자도가 성사됐다면 향후 추진 과정에 난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여야가 함께 성공시키면서 일단 정치권내 예상되는 문제 정도는 충분히 해결 가능성이 생겼다.   

문제는 전북특자도가 전북의 험난했던 과거사를 지우고 새 출발을 향한 확실한 기점이 될 것이냐는 점이다. 또 이를 위해 정치권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 정치권에 주어진 과제는 무엇인지를 깊이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 

특자도의 성공에는 무엇보다 강력한 정치가 필요하다. 전북특자도의 핵심 과제를 차질없이 진행하려면 국회 입법 및 행정부 설득이 중요하다. 역량을 갖춘 전북 정치인들이 정부 또는 대통령실을 상대해서 전북 몫을 챙겨야 한다.   

빈약한 정치력으로는 허울, 명목뿐인 특자도가 될 수밖에 없다. 정치가 강해야 전북이 원하는 방향으로 특자도를 이끌어 갈 수 있다. 더욱이 전북은 22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현재의 10명 국회의원이 9명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한 정치력이 필요한 이유다. 

실제로 민선 8기 김관영 도정이 총력 추진하고 있는 특자도의 앞날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전북특별자치도에 앞서 제주특별자치도,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경기북부특자도 설립도 추진 중이다. 전북특자도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다른 지역보다 더욱 뛰어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말뿐인 전북특자도는 필요없다.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면 오히려 도민들의 상실감을 더 키울 수도 있다. 그래서 도와 정치권이 하나하나씩 성과를 내야 한다. 출범을 전후해 수시로 머리를 맞대는 게 중요하다. 

전북특자도 안착을 위해선 정치권 과제가 매우 크다. 특히 오는 4월10일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관건이다. 이번 총선에서 누구를 선량 즉 전북 대표군으로 선출하느냐가 핵심이다. 가장 역량있고, 전북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이들을 대거 여의도에 진출시켜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또는 진보당, 무소속 후보든 상관없다. 제3지대 신당이라도 최대의 전투력을 갖춘 이를 전북 대표로 뽑아야 한다. 전북특자도 성패의 키는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 결과에 달렸다.    

/김일현 부국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