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로 문화예술기획자
/이경로 문화예술기획자

바야흐로 정치인들이 다시 우리 사회 전면에 나타나는 기세이다. 올해 4월 총선이 이제 100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정당에 대하여 공천을 보장받으려고 하거나 정치 신인들은 비례대표 의원이 되기 위해 정당에 가입하면서 유권자의 눈에 들고자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속해 있던 정당에서 뛰어난 활동을 나타내지 못한다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핑계를 들어 총선에 당선되고자 하는 목표로 신념을 버리고 철새의 이동 경로처럼 왔다 갔다 하는 정치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흔히 철새라는 말은 계절에 따라 자기들 삶의 안식처를 찾아 이동하는 조류를 말한다. 여기에서 정치인 중 철새 정치인이라고 하는 것은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정치적 이념에서 벗어나 다른 둥지를 찾는 정치인을 말한다.

대부분의 민주 국가에서 그러하듯이 정치적인 입지는 대부분 보수와 진보로 구분된다. 미국 역시 엄밀하게 말하면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의 양당정치로 국가의 정치적인 운영의 틀을 잡고 있으며 유럽 등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보수 정치세력이 정치를 압도하다가 불과 진보적인 정권이 들어서는 경우가 대통령 선거를 기준으로 몇 번 되지 않는다. 집권의 진보라고 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3명의 대통령이 있었으니 불과 15년 정도의 집권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의 경우에는 약간 다르겠지만 보수 정권일 때 여소야대 그리고 진보정권일 때도 여소야대가 있어서 이들은 정치적인 타협과 협상으로 국가의 정치를 이끌어 왔다.

대부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론의 향방이 나타났는데 이때 국회의원 중 이당 저당 기웃거리는 철새 정치인이 나타나면서 용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신당이 구성되면 소속 정당에서 공천받기 어려워지게 되자 신당으로 둥지를 트는 경우도 많았다.

예전에 친박연대라는 당이 있었고 국민의당이라는 안철수 신당이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일도 있는 것을 보면 국민의 여론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비판적인 평가가 있는 철새 정치인의 경우가 이번 4월 총선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벌써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 등이 창당 태세를 굳히고 있고 일부 생소한 국회의원이 신당을 창당하는 등 벌써 이합집산이 되고 있다.

여기에서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면서 자신의 신념보다는 새로운 둥지를 찾아 새길을 찾는 일도 있으니 어제까지 비판적인 야당이었다가 오늘 여당으로 합류하는 의원이 있음을 보고 정치적인 윤리와 도의는 무너진 지 오래라는 인식이 매우 지배적이다.

이제 4월 총선의 공천이 확정되면 이러한 철새 정치인들이 더욱 기세를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 이에 대한 지역민들의 여론이 문제이다. 예전 친박연대처럼 사실상 정당에서는 공천과 연계되어 있지만 현실 여론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속 정당에서도 여론을 잘 읽지 못해 낭패를 겪을 수 있기에 현역이나 유력 인사들에 대한 공천은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미리 자신의 공천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하는 현역의원들이 이미 탈당하여 새로운 철새 둥지를 모색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전북지역은 대부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공천만 되면 당선이라는 등식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지역주민의 여론보다는 중앙당의 공천에 현역의원이나 유력자들이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말로는 지역주민의 여론을 통해 경선룰을 정한다고 하지만 입지자들의 여론 동원력 또한 무시할 수 없어 어느 것이 정답인지도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만큼은 전북지역에서 절대로 철새 정치인들을 용납해서는 안 될 일이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이경로 문화예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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