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일정을 보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진행해도 되는 것인지, 나중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지나 않을지 걱정도 된다. 타 지역은 차치하고 특별히 전북을 놓고 하는 말이다. 

아울러 도내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나중에 분명히 혼선과 혼란이 생길 수도 있을 거 같아서다. 알면서도 그대로 있는 건지, 아니면 무신경 또는 둔감한 건지 의문이 든다. 

민주당은 현재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공천 심사 일정을 진행 중이다. 현역 컷오프까지 맞물려 전북은 초긴장 상태다. 여기에다 이번 주말인 2월3일에는 도내 10개 선거구 중 전주을을 제외한 9곳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치른다. 

그런데 문제는 전북의 선거구가 현행대로 10개가 유지될 지 아니면 9개로 축소될 지 안개 속이라는 데 있다. 국회 정개특위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전북 선거구가 10개로 유지될 지가 불투명한 것.  

전북이 10개 선거구를 유지하기 위해선 완주진무장, 남원임실순창을 포함해 일부 선거 지역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 만일 9개로 축소된다면 대대적인 선거구 변경이 발생한다. 전주 익산 군산 정도를 빼고 전북 지도가 새로 그려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의문이다. 선거구가 축소된다면, 현재 공천 심사나 면접 결과는 어떻게 되는가? 그대로 인정해야 하나 아니면 변경된 선거구로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하는 건가. 일례로 완주진무장에서 심사를 받았는데, 완주만 남고 다른 지역과 선거구가 합치게 되면 어떻게 갈래를 타야 하는 것인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매우 복잡하고 또 불합리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도내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전북 정치권은 이미 10개 선거구를 사수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를 중앙당이나 정개특위에서도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10개 선거구를 어떻게 조정하는지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각자 의원들의 유불리가 달려 있고 다른 의원에 대한 '예의'도 있으니 본인의 생각을 자신있게 내놓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현재 10개 선거구로 면접을 치렀다가, 나중에 선거구가 9개로 줄어들면 대혼란이 불가피해질 것이다. 

더욱이 민주당은 전북 10개 선거구를 지키겠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최종 결과는 그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지난 해 도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킨 새만금 SOC 예산 삭감 및 복원 과정을 돌아보자. 민주당은 전액 복원이 안 되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적정 선에서 복원(증액)된 예산안이 통과됐다. 

10개 선거구 천명 역시 이런저런 사정으로 9개로 축소돼 버리면 달리 방법이 없다. 전북 정치가 축소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고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선 전북 의원들의 책임감이 필요하다. 의원들이 10개 사수를 천명한다면 어떤 내용으로 10개를 유지하겠다고 자세하게 공개해야 한다. 현 지역구가 유지될 지 변경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면접을 봐야 한다면, 이 상황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도내 의원들은 지역관리 일정이 아무리 바쁘다 하더라도 선거구 10개를 지키기 위해 시급히 모여야 한다. 9개 축소는 전북 정치 공멸이자 10개 사수를 약속했던 도민들에 대한 '배신'이다. 그리고 속된 말로 전북 10개 사수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뭐가 있겠는가.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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