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국악단 초화

2014년 창단 정기공연 7회
판소리 다섯바탕 중심 창작품
전북 신나는 예술버스 공연 선정
2019년 초화1집 '춘향방 그림가'
소리축제-대사습 등 다수 출연
아동 위한 환경소재 국악극 제작
복지-문화시설 콘텐츠 확립을

아무리 거친 땅이라도 피어나는 꽃처럼, 지역의 힘든 공연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색깔로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펼치는 국악실내악단이 있다. 풀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란 뜻을 가진 국악실내악단 초화다.

초화는 지난 2014년 창단돼 전통문화예술과 지역을 소재로 한 공연 레퍼토리를 개발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계절이 변해도 죽지 않고 다시 피어나는 꽃이란 뜻처럼 오랜 시간 초화만이 할 수 있는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창단 당시엔 도내에 실내악단이 많지는 않았다. 대학을 졸업한 후 한정적인 활동에서 벗어나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보자는 결의 아래 젊은 국악인들이 손을 맞잡았다. 

윤준호 대표를 비롯해 가야금, 대금, 피리, 해금, 아쟁, 신디사이저, 타악, 소리 등 다양한 분야의 멤버들로 출발했으며, 초창기 10명 내외에서 몇 차례 멤버 교체를 이룬 후 현재 8명으로 정착이 됐다. 

초화는 창단 이후 전북에서 내려오는 설화나 판소리 다섯 바탕의 내용을 중심으로 창작품을 만들어 7회의 정기공연을 펼쳤다. 이외 다수의 지역행사나 상설공연, 기획공연 등에 초청대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꾸준한 작품 창작과 음원 발매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악과 실용음악, 재즈 등과의 협업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세계를 넓히는 동시에 국악의 대중화와 관객몰이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창단 이듬해부터 전북 신나는 예술버스 공연단체에 선정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에는 초화 제1집 ‘춘향방 그림가’ 앨범을 발매했고, 전주세계소리축제나 전주대사습놀이, 우리가락 우리마당 등에 출연하며 초화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국악의 대중화와 관객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 제작에 한창이다. 작품을 통해 아이들에게 국악을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특히 교훈까지 제공할 수 있는 일거양득을 노리고 있는 중이다. 

공연대상을 아동으로 확대하고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국악극을 제작했다. 주제는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로 인해 오염된 지구를 지키기 위한 환경을 소재로 한 가족 국악극이다. 

윤준호 대표는 “해양쓰레기로 인해 바다가 오염되고 해양동물이 고통받는 현 상황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쓰레기를 줄여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며 “단발성 공연에 그치지 않고 북지시설과 문화시설, 교육시설 등에 꾸준히 공연될 수 있는 콘텐츠로 확립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서울 출생인 윤준호 대표는 유치원때 전주로 거주지를 옮겼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사물놀이로 음악을 시작했다. 남원정보국악고등학교로 진학을 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국악을 통해서 찾으려 했고, 전북대 한국음악학과를 거쳐 현재 광주시립창극단 기획홍보를 맡고 있다.

10년 넘게 전주와 광주를 오가며 국악의 관람층이 다양하고 젊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아이들과 가족들이 공연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고 특히 전북을 소재로 음악을 듣는 것과 보는 것을 동시에 제공하는 게 자신이 음악을 하는 큰 목적이다. 

초화의 소리는 남지원씨가 맡고 있다. 경남 진주에서 소리를 배웠다. 하지만 국악의 불모지에서 배움의 한계를 느꼈고, 소리의 고장인 전북대로 입학을 하면서 소리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초창기엔 어머니의 권유로 가야금병창을 익혔다. 자연스럽게 소리를 배우게 됐고 서울예술중학교와 경남예술고를 거쳐 전주에 안착했다. 소리 뿐 아니라 국악가요 등 새로운 길을 걷고 싶으며 무대에서 관객과 자신이 함께 즐거운 음악을 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가야금은 전남 광양 출신인 편수정의 몫이다. 초등학교 방과후수업에서 가야금병창으로 시작했지만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가야금으로 전공을 바꿨다. 무대에 오르는 게 멋있게 보여 시작한 음악의 길은 전통문화고와 전남대학교를 거치면서 농익어 갔고, 음악적으로 마음에 맞는 친구들이 많은 전주에서 제2의 음악인생을 걷고 있다. 4년 전 초화 멤버로 입단했고, 이곳에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통해 자신의 음악시야가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약방의 감초격인 피리는 김태진씨의 담당이다. 전주예술고 학과장 추천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했다. 피리 부는 모습에 인상을 받은 윤준호 대표의 권유로 2019년 초화에 입단했으며, 그 해 광양시립국악단에 입단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피리 잘 부네’란 소리를 듣고 싶으며 약방의 감초가 아니라 음악의 대장이란 소리가 나올 정도의 노력하는 연주자가 될 각오다. 

건반 및 신디사이저, 작곡, 음악감독 등 다양한 직책을 맡은 송태훈씨는 당초 피아노 연주자였다. 하지만 집안의 가세가 기울면서 피아노를 멀리 하고 한일장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했다. 적성에 맞을 리 없었다. 다행스럽게 학교에 실용음악학과가 개설이 되면서 보컬 담당으로 전과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세 개나 하면서 어럽게 대학원에 진학해 작곡과 음반기획 등 프로듀싱을 배웠고, 초화 멤버로 입단해 다양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여건이 좋았다면 지금보다 더 만족스런 음악생활을 했을 것이란 아쉬움도 있지만 높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도 고군분투 중이다. 

윤준호 대표는 “단발성으로 공연이 종료되고 초화 활동이 멈추는 것이 아닌 관객들에게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를 꾸준하게 전달 할 수 있는 기회와 노력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며 “특히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존 국악공연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대중성을 높이기 위해 높은 관람 연령층을 전체 관람가로 내리기 위한 시도로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국악공연을 통해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국악을 접할 기회의 장을 만드는 데 당분간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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