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통령시대'를 살아가는 법

장세진 평론가는 그동안 신문에 발표한 칼럼 제목을 표제로 한 에세이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를 펴냈다.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는 지난해 말 등단 40주년 기념문집 ‘드라마 톺아보기’, ‘흥행영화 톺아보기’, ‘강추 이 영화’ 등 3권을 펴낸 이후 3개월도 안돼 선보인 57권째 책이다. 

수필산문집으로만 국한하면 16번째 장세진 지음의 책인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는 2022년 5월 펴낸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 이후 1년 9개월 만에 내놓는 장세진 에세이집이기도 하다.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처럼 ‘사이다 에세이’임을 내세운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는 이를테면 ‘뭐 저런~’ 시리즈 2탄의 책인 셈이다.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는 순전 어통령(‘어쩌다 대통령’을 줄인 말) 시대를 살게 돼 세상과 만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장세진 평론가는 “사실은 교단을 떠나면 그렇게 까거나 씹는 글 쓰지 않으며 살지 싶었는데, 8년이 넘도록 그게 아니다. 특히 본의 아니게 어통령 시대를 사는 처지가 돼서 그런지 오히려 미치고 팔짝 뛸 일이 수시로 벌어지거나 일어나고 있어 쓴 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에는 편당 원고지 10장 안팎의 짧은 글 87편이 실려 있다. 다소 긴 글도 있지만, 일부를 빼곤 ‘1~5부 글은 발표 및 쓴 시기가 빠른 것부터 앞에 실려 있다. 일간신문 등에 이미 발표한 것들도 있고, 미발표작들도 상당수 있다. 몇 편을 제외하곤 대부분 어통령 시대 벌어졌거나 벌어지고 있는 미치고 뒤틀린 정치 등 사회현실에 대해 ‘까거나 씹는’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비판은 비난과 다르다”. 내가 어통령 시대 뒤틀려있는 온갖 사회현실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건 궁극적으로 잘못되어 있음을 바로잡자는 것일 뿐이다“며 ”나름 어통령 시대를 살아가는 법이기도 하다. 다른 의도는 없다. 그러니까 어떤 개인이나 집단을 겨냥한 ‘펜의 힘’ 발휘는 아니란 것”을 밝히고 있다.

또한 “오로지 나는 작품에서 감동받지 않으려고 애쓰며 비판을 일삼는 평론가일 뿐이다. 나는 어떤 사안에 대해 객관적이면서도 일반 상식과 부합하는 판단을 가치로 알고 글을 쓰는 평론가일 뿐이다.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를 읽고 어떤 생각을 하든 독자 개인의 자유지만, 누구 편이 되거나 유리하게 하려고 이런 책을 내는 게 아님도” 미리 밝혀둔다. 

어통령 시대 세상 돌아가는 게 답답하고 분통 터지는, 그리하여 미치고 팔짝 뛸 일이라 느끼거나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사이다 에세이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를 자신있게 권한다. 이 사이다 에세이를 읽고, 답답했던 속이 뻥 뚫렸다며 엄지척 해줄 독자들을 기대해본다.

한편 장세진 평론가는 한별고등학교 교사로 2016년 2월말 퇴직하고 같은 해 5월 교원문학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처음부터 부족한 교원문학회 운영비를 사재로 충당하는 발행인이기도 한 지은이는 1983년 방송평론, 1985년 영화평론, 1989년 문학평론에 당선한 이래 방송⋅영화⋅문학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왕성한 비평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견평론가다. 

장세진 평론가는 활발한 저술활동을 인정받아 1998년 전북예술상(현 전북예총하림예술상), 신곡문학상(2001), 전주시예술상(영화부문,2002), 공무원문예대전행정자치부장관상(저술부문,2003), 전국지용백일장대상(2004), 한국미래문화상대상(2005), 단국대학교교단문예상(2010), 연금수필문학상(2018), 충성대문학상(소설부문,2018), 전북문학상(2011), 교원문학상(2020), 전북대상(문학예술부문,2022) 등을 수상했다. 2013년엔 전북예총이 주관한 동해예술인창작지원금을 받아 ‘영화, 사람을 홀리다’를 펴내기도 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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