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이창순 '토끼의 후예'··· 지구에 떨어진 '아리'
통해 인간의 편리함 추구로 오염된 자연 조명

옛날 옛날에, 바닷속 용궁의 용왕님 몸이 몹시 아팠다. 의원들은 용왕님이 나으려면 딱 하나, 육지에 사는 ‘토끼’의 간을 먹어야 한다고 했디. 용왕님의 신하들은 바다와 육지를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자라’를 보내 토끼를 찾아 데리고 오라고 명했디. 그리하여 자라는 육지에서 토끼를 만났다. “우리 용왕님이 토끼님을 초대하셨어요!”라고 좋은 말로 살살 꼬드겨 용궁으로 데리고 갔다.

그 뒷이야기는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안다. 토끼는 자기가 속은 것을 깨닫고 꾀를 써서 육지로 올라왔다는 결말 말이다. 그런데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 ‘토끼의 후예’는 바로 이 토끼의 이야기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자라에게 속아서 바닷속으로 갔던 토끼는 바다도, 육지도 다 싫어졌다. 그래서 하느님께 빌고 빌어 멀리 떨어진 달로 날아가 살게 된다. 그런데 하느님이 조건을 하나 준다. “일 년에 한 번,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라”고 말이다! 지구로 가야 하는 날에 벌어질 일을 고민하던 토끼는 가훈을 하나 만든다. ‘바다 나라에는 절대로 가지 말 것!’이라고.

그런데 얼마 후, 이 가훈을 어기려는 토끼가 등장한다. 바로 토끼의 후예인 ‘아리’이다.

하지만 아리가 일부러 가훈을 어기려는 건 아니었다. 바닷속에서 소원을 들어 달라는 목소리, 게다가 소원이 “배가 아파요! 살려 주세요!”란 소리를 듣고 소원을 들어줘야 하는 토끼로서 들어가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리는 위험이 기다릴지도 모르는 바다 나라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예상대로 간을 내놓으라는 용왕님을 만난다. 용왕님의 아들인 ‘반디 왕자’가 이름 모를 병에 걸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토끼의 후예, 아리는 움츠러들지 않고 이렇게 말을 한다. 

“제가 왕자님이 왜 아픈지 알아낼게요!”이번 동화집은 토끼의 후에로 본 사람의 후예 이야기다.           

즉 ‘토끼의 후예’는 사실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청정지역인 달에서 살던 토끼가 지구에 떨어지면서 사람의 이익을 위해 희생을 당하고, 또 바닷속으로 들어가서는 사람의 편리함을 위해 겪게 된 심각한 바다 오염 상태를 온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사람들이 얼마나 다른 생물들에게 해를 입히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묻는다.

“사람의 후예인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고 싶나요?”

저자 이창순은 아동복지교사로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이야기가 좋아서 즐겨 찾아 읽고 꾸준히 쓰고 있다. 그림책 ‘깜장미르’,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등이 있다. 

그림의 이윤정은 계원예술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지금은 행복하고 진실한 세상을 담은 그림을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어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린 책으로 ‘일곱 마리 까마귀’, ‘당나귀 공주’, ‘토끼 꼬리는 누가 가져갔을까?’, ‘엉뚱잼잼 마녀’, ‘귀신고래 대미의 모험’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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