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과일 수확량 급감
농산물 가격 고공행진 지속

이번 주 아침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내륙 곳곳엔 한파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면서 농가는 물론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완연한 봄 날씨였던 지난주와는 달리, 이번 주에는 기온이 예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참외나 토마토, 딸기 같은 봄철 과일이 본격적으로 출하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심각한 기후변화 영향으로 봄철 과일도 수확량이 급감해 과일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농가들은 날씨 탓에 늦어진 출하가 4월 중순이나 하순 이후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래저래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기후변화 때문에 급등한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이 오랫동안 고공행진을 이어 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생산이 급감한 영향이 올가을 수확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데다 검역 문제로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에서 사과와 배 등 18개 과일류의 가격 흐름을 나타내는 신선과일 가격은 1년 전보다 41.2% 올랐다. 1991년 9월(43.9%)이후 3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품목별로는 사과 71.0%, 배 61.1%, 귤 78.1%, 딸기 23.3% 등으로 주요 과일 가격이 모두 큰 폭으로 뛰었다. 신선채소도 지난해 3월 13.9% 오른 뒤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구입 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3.7% 올랐다.

이처럼 최근 채소, 과일값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4일 13개 채소, 과일 유통업체 납품단가 지원 규모를 289억원으로 확대하고 4월까지 소비자 할인지원 예산도 230억원을 투입하고 있으나, 농가들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생산비 상승으로 고통을 겪는 농가들이 과일 생산만으로도 생존할 수 있도록 자생력을 키워주고, 소비자들이 비싸게 사 먹어야 하는 왜곡된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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