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은 전주시, 장수군청,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와 함께 후백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학술도서 ‘후백제와 견훤’을 발간했다.이 책은 2020년 개최된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견훤, 새로운 시대를 열다’와 연계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학술대회의 발표 자료를 다듬어 묶은 것이다.후백제와 견훤왕의 역사는 우리 한국사에서 전북지역뿐만 아니라 고대에서 중세로의 과도기를 관통하는 데 있어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번 학술도서는 대표적인
25년 전 우연히 보았습니다.작고한 강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윤수영'교수가 타이페이 유학시절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크게 감명받고.세 번으로 나누어 복사하여 아주 어렵게 번역했다고 서문에 적혀있습니다.당시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에 정보가 많지 않아 철석같이 믿었습니다.당시 이루 말할 수 없이 감동하여서, 정리해 올리려 25년 전의 희미한 기억을 되살리고자 최근 다시 읽었습니다.'오에 겐자부로'의 에서 좋은 책을 다시 읽는 행위를 'reread'라고 하더군요.'오에 겐자
박경숙의 수필집 ‘미용실에 가는 여자’가 출간됐다.문학의 5대 장르 중 서정적 성격과 서사적 성격을 공유하고 있는 장르가 수필이다.서사는 생활 속 체험의 외형이며, 서정은 그 체험이 전하는 내면의 울림이다.이 둘을 자연스럽게 결합해 내면에 스며들게 하는 사유로 이 사유가 작품의 깊이를 결정한다.때문에 수필을 창작하는 사람은 예술은 물론 철학사상에도 일가견을 갖춰야 하고 문학적 표현에 능수능란해야 한다.박경숙의 수필집에는 작가의 민감한 감정이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봄 그리고 어머니’에는 역
나이테를 무게로 비교한다면 그 수치는 얼마나 될까.사람은 살아온 만큼의 나이테를 가지게 된다.나이테가 많을수록 그 흔적은 깊고 넓을 것이며, 범접하기 힘든 원숙미를 가지게 된다.도내 원로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조기호 시인의 신작 ‘나이테의 무게’(인간과문학사)가 발간됐다.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살다 남은 자투리 날짜를 한 장씩 뜯어내버리는 내 목숨의 파지 쪼가리 한 소절’로 규정한다.인생이란 세월의 나이테가 굵어질수록 외로움과 슬픔이 한 자락씩 늘어나는 것이며, 벌써 아흔이 다가옴
우리나라는 벙어리 영어, 식민지 영어에 수십 년을 묶여 있었다.우리나라의 고질병, 벙어리 영어를 고치는 방법이 신간 ‘한글로영어’에 있다.‘한글로영어’는 이 시대 떠오르는 외국어 학습 콘텐츠이다.특히 이 코로나 팬데믹에서도 한글로영어는 집에서 자기주도학습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티칭이 아니라 코칭 방식이라 엄마와 아이가 함께 놀면서 배울 수 있어서 주목을 받는다.교육은 전부 실시간 비대면이다.전국 곳곳에서 엄마와 아이의 다개국어 말문이 동시에 터지는 놀라운 효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이 책의
이희두 시인의 시집 ‘소크라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가 출간됐다.지난 해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올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지구촌 사람들이 지금도 귀한 생명을 빼앗기고 있으며, 모든 국민이 코로나19를 이기고자 무릎 꿇고 기도한다.이번 시집 영문 제목은 ‘Mr socrates, Tell me answer’로 ‘소크라테스여, 답을 달라’로 해석할 수 있겠다.소크라테스는 지구상 가장 현명한 성자이지만 반면 최근 대중음악으로 통해 우리에게 &lsq
30년 전에 처음 읽었을 때 전율하였습니다.사랑이 이렇게 낱낱이 분해되어질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인문학을 접할 시간이 별로 없던 제게는 '롤랑 바르트'라는 사랑과 구조주의라는 철학적 문예적 사조가 신선했습니다.'셰익스피어'가 쓴 사랑의 시, 즉 소네트를 읽고 "동성애자들의 애정 표현은 이런가."하고 느꼈습니다.별로 절절해 보이지 않아 경험해 본 적도 그럴 의사도 없는 저로서는 동성애를 사랑의 형태로서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그러나 올리려 다시 읽은 책은 분명히 대상을 '그'라고 적은 많
장승진 시집 ‘물은 나무의 생각을 푸르게 물들이고’가 발간됐다.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고목일수록 새 가지마다 꽃이 만화방창 핀다.꽃을 피워 열매를 맺어야만 나무가 계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고목은 고사 전 한두 해 어느 때보다 더 많은 꽃을 피워낸다.이는 모든 유한한 생명들의 양태로서 생존을 위한 일종의 몸부림이다.인간이나 모든 사물은 코나투스를 가지고 있다.코나투스는 어떠한 개체의 자기 보존의 힘 또는 의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성적이며 필연적이다.이때 본질이 제거되면 사물은 필연적으로 없어지기 때문에
작가란 삶과 문학을 분리시킬 수 없다.글의 제단에 시간을 바치는 동안 타인과 만남을 줄이고 즐기던 취미도 포기한다.건강이 축나고 생업의 끈도 느슨해진다.사람도 떠난다.잃어야 자유로워지는 게 문인의 삶이다.김정화 수필가의 수필집 ‘미스 에세이’가 출간됐다.김정화 수필가는 그동안 한 권의 평론집과 여섯 권의 수필집을 내고, 몇 개의 문학상을 받고 평론과 수필을 쓰며 강의를 하는 동안 오직 문학 앞에서의 삶만 남게 됐다.본격적으로 글을 쓰겠다고 생각한 것은 1997년이다.자신의 생애 모든 것이 박살나던 해였다.운영하
어린이 문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뉴베리상’은 1922년에 제정되어 매년 대상 한 작품과 우수상에 해당하는 아너상을 3~4작품씩 수여했다.100년 된 뉴베리상에서 2회 이상 수상한 작가들은 총 37명, 그 중 2000년대 이후 2회 이상 수상한 작가는 5명에 불과하다.2018년에 ‘안녕, 우주’로 대상을 수상한 에린 엔트라다 켈리는 ‘우리는 우주를 꿈꾼다’로 2021년 아너상을 수상하여 2회 이상 수상자로 등극했다.작가의 큰 매력은 등장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어 독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별을 스치는 바람’ 등 굵직한 소재를 소설적 상상력에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들로 한국형 팩션의 새 지평을 연 이정명의 신작 장편소설 ‘부서진 여름’이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됐다.탁월한 심리묘사와 치밀하게 구성된 서사, 극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 전개, 이정명만의 뛰어난 가독성을 담보하는 신작 ‘부서진 여름’은 거짓말과 오해가 인간의 삶에 개입해, 행복하고 단란했던 가정을 무너뜨리고 그들의
동학민란이 있어났을 때 어떤 신하도 외국 군대를 불러 민란을 정리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조선 후기를 암흑에 빠뜨린 노론을 포함한 모든 중신들마저 반대하는 속에 비밀리에 '민비민자영'의 민씨 척족을 통해 청나라에게 진압을 요청했고 그 이후 결과는 아시는 대로 입니다.그런데 동학란이 고부군수 '조병갑'의 학정에 의한 것은 다 아실 테고, '조병갑'은 이후 1년의 고금도 유배만 받고 판사로 화려하게 복귀합니다.그뒤 동학 2대 교주 '최시형'에게 직접 사형 판결을 내립니다.그를
윤창영의 ‘책쓰기 아침편지’(신아출판사)가 출간됐다.이 책은 이른바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글쓰기 지도서다.하지만 시중에 출간돼 있는 다른 글쓰기 책과 많은 차별점을 주고 있다.‘나는 작가다’란 책 쓰기 과정을 운영했던 저자는 이 책에서 책 쓰기 컨설팅을 하면서 회원에게 보낸 편지 형식을 글을 소개한다.매일 새벽 책에 관한 편지를 보내는 것은 의외로 많은 효과가 있다.우선 가르치면서 배우는 기회가 된다.가르치기 위해선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공부를 하기 위해선 도서관에서 책쓰기와 글쓰기
임숙례 작가의 동시집 ‘동시가 있는 텃밭’이 출간됐다.동시를 읽다 보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두루뭉실한 부분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하지만 임숙례 시인의 시는 참 쉽다.사물을 비틀어서 낯설게 보여주거나 기발한 표현을 구사하려고 하지 않고 살아가면서 보고 들은 것들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쓰고 있다.임숙례 시인은 독자인 어린이를 생각하며 먼저 동심을 일구고 그 밭에서 동시를 경작하고 있다.해를 거듭할수록 제대로 된 동시 농사를 짓고 싶은 것이다.그래서 속이 꽉 찬 알곡
좋은 수필 제118호가 발간됐다.이번 호 이달의 시에는 김영식의 ‘숟가락 사원’, 이달의 화가에는 임길실의 ‘의미의 무게에 대하여’를 만날 수 있다.다시 읽는 좋은 수필에는 정진권의 ‘산길에서’, 임억규의 ‘쑥’, 목성균의 ‘무심천의 피라미’, 변해명의 ‘콩나물을 키우며’ 등이 수록됐다.평론에는 오덕렬의 ‘심포지엄’, 현대수필가 100인선 엿보기에는 오세윤의 ‘방학동 은행나
어르신들의 순수문예지 ‘양지춘추’ 10호가 발간됐다.지난 2016년 창간호를 발간한 이후 한 해 두 번 발행을 하는 ‘양지춘추’는 양지노인복지관의 지원 아래 어르신들의 순수하고 진실된 글들이 수록됐다.시, 수필, 독후감, 기행문, 일기문, 칼럼과 평론은 물론 특집과 특별기고문까지 골고루 구색을 갖춰 종합문예지로써 손색이 없다.특히 이번 호는 ‘내 청춘을 돌려준다면’과 ‘양지 이야기’ 그리고 ‘경로당 갤러리’ 등 세 개의 특집과
'도스토예프스키'의 5대 장편 중에서 그가 인류에게 던진 영원한 질문을 따져 보자면 명작의 서열이 순서대로 , >죄와 벌>, 의 수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상대적으로 와 은 세 작품에 미치지 않습니다.만약 저자가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니었다면 스토리만으로는 는 상당히 막장드라마의 기운이 농후합니다만 대문호는 그 마저도 명작으로 탈바꿈 시키긴 했습니다.이번에는 그 중에서 세번째 명작 을 먼저 살펴 보겠습니다.의 등장인물로는 '니
박종은의 열 번째 시집 ‘오래된 미래’가 발간됐다.시인은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키 큰 나무와 키 작은 나무, 통통한 나무와 빼빼한 나무, 넓은 나무와 가는 잎 나무, 꽃이 화려한 나무와 보잘 것 없는 나무, 겨울에 잎이 지는 나무와 지지 않는 나무.나무들은 각양각색으로 생김새나 특성이 다른데 그 다름이 저마다의 자랑이란 듯 의연하게 새나 곤총의 둥지가 되고 노래가 되어 숲을 이룬다’ 김영범 문학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박종은의 시세계를 논하고 있다.박종은은 이번 시집에서 현실의
남원의 산과 하천을 집대성한 ‘남원의 산하’ 상하권이 발간됐다.남워문화원이 펴낸 이 책은 265개의 산과 38개 하천을 품고 있는 남원의 산과 하천을 기록하고 있다.책을 집필하기 위해 ‘남원의 산하’ 조사단은 일제가 왜곡시킨 ‘산경표’의 우리 전통지리와 춘향골 남원의 고유지명 부활을 염원하며, 30여년 동안 축적된 경험과 법고창신으로 선조의 얼이 서린 산과 강을 구석구석 누볐다.그 결과 마한 왕궁인 달궁터와 황령암지, 남원의 젖줄 요천발원지인 무룡샘, 남원 땅의 백두대
‘도사시삼’, 말 그대로 도시에서 4일을 살고 시골에서 3일을 살겠다는 건 작가에게 크나큰 결심이었다.‘이곳에 볕이 잘 듭니다’는 때론 집요하게 때론 무심하게 나를 되찾기 위한 작가의 본질 회복 에세이다.시골 신입생의 묵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끝없이 이어진다.누군가 하지 않아야 할 일과 해야 할 일에 대해, 얽매어 있던 일상의 문제들과 마음의 갈등에 대해, 한 끼 밥에 대해.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신체를 단련하듯 작가는 도시와 시골을 매주 성실히 오가며 여자 사람 한순을 만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