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진행되고 있다.지난 1988년 하계올림픽 이후 국내에서 3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이다.지난 4년 올림픽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던 선수들의 열정과 땀이 물씬 풍기는 현장을 찾았다.실력과 기교면에서는 따라갈 수 없지만 대한민국 특유의 기질을 선보였던 남녀 아이스하키 경기가 인상 깊었고, 이제는 빙상 강국으로 우뚝 선 스케이트 종목도 관심이 갔다.흔히 올림픽은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하지만 언제부터인지 그 말이 등장하지 않는다.아마 과거 실력이 부족해 서구의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이 힘들었던 시절, 우리 스스로
1960년말 미국은 그야말로 혼란의 시대였다.월남전이 시작됐고, 마약, 히피, 현실에 대한 도피, 사회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젊은 층을 필두로 저항정신이 생겨났고, 사회의 다양한 곳에서 이런 저항정신이 불거졌다.대중음악계도 마찬가지였다.의식 있는 아티스트들은 노랫말에 저항정신을 담아냈고, 수많은 사람들과 의식을 함께했다.밥 딜런 등 포크 계열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고, 록밴드 역시 이에 못지 않는 활동을 보였다.흔히 록음악을 지칭할 때 거론되는 ‘록의 정신’이 바로 이즈음에 탄생했다.포크 계열의
인간은 생을 마치면 자연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한 평도 채 되지 않는 작은 땅에 묻혀 영원한 숙면에 취하는 것이다.아등바등 치열하게 살았던 삶이 오히려 무색하게 여겨질 정도다.무덤 옆엔 쓸쓸한 묘비명이 있기 마련이다.무덤 주인의 이름과 삶이 간략하게 기록돼 있고, 우리식으로 보면 자손들의 이름까지는 확인할 수 있다.묘비명은 얼핏 쓸쓸함 그 자체다.왕으로 살았던 부자로 살았던 아니면 가난한 걸인으로 삶을 지냈던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작은 땅 아래 쓸쓸하게 지내야 한다.이게 인간의 운명인 듯싶다.팝계에서 ‘묘비명(EPITAPH
자동차와 로봇이 주인공인 영화 ‘트랜스포머’를 아는가.머나 먼 미래에서나 가능한 일을 스크린에서 만났던 당시 설렘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어린 시절 하루 종일 가지고 놀았던 로봇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다양한 화기를 자랑한 채 도심 속을 폭주한다.로봇은 마음만 먹으면 다양한 자동차로 변신해 대로를 질주한다.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듯한 착각마저 일으킬 정도로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기억이 있다.영화는 로봇이 관전 포인트이지만 자동차도 놓칠 수 없다.미국의 유명 자동차 메이커가 협찬해 대형트럭부터
1980년 초 CD의 등장은 가히 혁명적이었다.잡음 하나 없이 깨끗한 음질은 기존 LP에서 경험하지 못한 충격 그 자체였다.디지털 기술의 개발로 이제는 LP의 ‘지지직’하는 잡음을 듣지 않고 순수하게 음악 자체만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CD의 등장으로 LP의 존재는 점점 사라질 것이란 예견도 나왔고 실제 현실로 다가오기도 했다.사람들은 모두 CD에 열광했고, LP 시장은 급격하게 쇠락하면서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하지만 문제도 있었다.CD가 등장한 초창기에는 잘 몰랐지만 점점 시간이
뜻밖의 행운이다.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함에서 대량의 CD를 발견한 것이다.‘이게 웬 떡이냐’는 심정으로 먼지가 쌓인 CD를 꺼냈다.30여장의 CD 일부는 커버조차 벗기지 않은 신품이었다.음반은 대부분 모음집으로 정식 발매보단 레코드 회사에서 기획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소장음반으로 가치는 덜하지만 찬 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다.잃어버린 아이 다시 찾은 마음으로 먼지를 털고 커버를 벗겼다.눈에 띠는 음반이 있으니 록 음악 모음집이다.‘록 음악 르네상스’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96
2018년도 새로운 해가 솟았다.지난 한 해 어려움을 뒤로 한 채 새로운 날에 기대감이 충만할 시기다.매년 이맘때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랴 한창이다.금연, 금주, 결혼, 입사 등 저마다 다양한 설계를 신년을 맞고 있다.그게 비록 ‘작심삼일’로 끝나도 말이다.새로운 해는 새로운 출발이다.현재보다 더 좋은 곳, 높은 곳으로 가고 싶으며 이를 위한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게 된다.‘Jump’란 단어가 떠오른다.말 그대로 도약이다.인생은 도전과 성취감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이를 위해 사람들은
연말을 맞아 기분좋은 소식이 전해졌다.전주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또 다시 찾아온 것이다.올해 얼굴 없는 천사는 거금 6,000여만원이 든 상자를 동사무소 뒤에 놓고 갔으며, 이례적으로 A4 용지에 안부인사도 남겼다.그가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첫 해부터 거금을 기부한 그는 올해로 19년 동안 총 5억6,000여만원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했다.남몰래 한 선행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로, 전주시는 그가 자주 찾는 노송동에 ‘천사의 거리’를 만들어 그의 선행을 기리고 있다.하지만 마
이 시대 최고의 메조 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와 최고 바리톤인 브린 터펠이 환상의 호흡을 맞추며 음반 ‘듀엣(Duets)’을 발매했다.체칠리아 바르톨리는 21세기 최고의 메조 소프라노란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넓고 화려한 음색을 자랑한다.이탈리아 로마 출신으로 전문성악가였던 부모의 영향을 받아 전문 공부를 시작했고 카랴얀, 바렌보임 등 수많은 대가들과 함께 무대에 서며 이름을 알렸다.그의 음악은 밝고 건강한 느낌을 주는데 여기에 대단한 절제력까지 포함돼 있어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가수다.브린 터펠은
훌륭한 아티스트는 외롭다.대중들과 호흡하는 작품들은 놀랍고 경이롭게 보일 수 있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들어가면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대부분의 경우는 아니지만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게 이들의 양면 인생이다.화려한 무대와 주목받는 스포트라이트에 비하면 이들의 개인사는 외롭고 불쌍하며 때론 처참하기까지 하다.클래식계에선 마리아 칼라스가 떠오른다.타고난 목소리로 수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한 개인의 이야기는 비극 그 자체다.반복된 결혼과 이혼으로 굴곡된 삶을 살았고, 결국 1977년 53세란 길지 않은 나이에 약물중
비싸다. 너무 비싸다.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었다.재즈계의 명문 레이블 블루노트에서 발매한 재즈 명반 모음집 ‘The Collector’s Edition‘으로 무려 25장이 들어있다.음반가격은 당시 12만원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상황에 제정신으로는 구입하기 힘들었다.군침만 흘리고 있던 찰나, 몇년 후 우연히 중고서점에서 음반을 다시 만났다.웬 횡재냐는 생각에 덥석 들고 나온 적이 있다.5만원에 25장의 음반을 손에 얻었으니 한 장당 겨우 2,000원인 셈이다.2010년 발매된 이 음반은 재즈계에 독보적인
인간의 목소리만큼 아름다운 소리가 있을까.서양음악에서도 여러 악기 중 인간의 목소리를 으뜸으로 친다.50여명의 오케스트라가 각각의 악기로 저마다의 소리를 내지만 인간의 목소리를 능가하는 악기는 없다는 게 정설이다.가끔 악기의 특성을 설명할 때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이란 이유를 대는 것도 이런 이치에서다.서양음악은 고대에서부터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끊임없는 발전을 해왔다.악기 역시 개량과 수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발전모습을 보였다.초창기 피아노와 현대의 피아노가 같은 모습과 같은 음색이 아닌 것
일주일 연기됐던 수능이 치러졌다.이번 수능은 역사상 유례없는 홍역을 겪었다.포항 지역에 지진이 발생하면서 갑작스레 연기된 것이다.수능생은 물론 학부모, 관계기관 모두 혼란을 겪었으나 이내 침착한 채 연기된 수능을 차분히 준비했다.수능은 말 그대로 학생들의 일 년 농사다.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느냐에 따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그 결과에 따라 대학진학이 결정되고 인생이 변할 수 있다.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대 중 하나로 어린 학생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지나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올해 수능을 여지없이 한파가 찾아왔다.
혁명은 민중을 배반했고, 권력은 부패라는 부정적 종결부호로 점찍어 놓는다.‘동물농장’은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의 세계에도 존재할 것이다.새로운 세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민중은 여전히 멍에를 짊어진 채 밑바닥 생활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인간이 오랜 세월 다듬고 고쳐 구축한 체제와 이데올로기는 언제나 불완전한 형태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오늘날 사회를 작동시키는 시스템은 최초 설계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권력자 또는 이익집단의 유불리와 호불호에 맞게 왜곡되고 변형되었다.‘동물농장’의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 에세이집 ‘재즈의 초상’에서 레스터 영의 연주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그는 에세이 말미에 그를 쾌남이라고 소개했다.어떤 의미에서 그는 쾌남아였다, 무대에서 화려한 연주로, 사석에는 선량함으로.물론 그가 재즈계의 쾌남이자 신사라 하더라도 그가 부유한 도련님에서 시작해 정계로 올랐다는 뜻은 아니다.그는 남부 출신의 가난한 뮤지션이었으며, 여러 밴드를 전전하며 실력을 키웠다.2차 대전에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군악대가 아닌 일반 육군대로 파병되어 지독한 고초를 겪고 영창에 갇히기도
1970년대는 팝의 르네상스로 불린다.과거 유럽 르네상스가 획일화된 중세시대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한 것과 마찬가지로 팝계도 비틀즈 이후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됐다.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게 프로그레시브 록이다.‘진보적인’ 뜻을 가진 이 장르는 기존 음악이 가진 정형성에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었다.한 곡 내에서 수많은 음의 변화로 일관성을 해제했고, 난해한 가사로 사랑타령에서 벗어났다.클래식 요소를 과감히 도입해 대중음악의 진일보된 양식을 완성시켰고, 20여분이나 되는 대작들이 쏟아져 나왔다.당시 유행했던 아방가르
조석창기자의 한 장의 음반이야기사이몬&가펑클 'Live Album'큰 맘 먹고 음반 정리에 들어갔다.오랫동안 방치해 먼지가 쌓인 음반들을 하나 둘 만지다보니 옛 생각들도 떠오른다.이 중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사이몬&가펑클의 라이브 앨범이다.역사상 최고의 듀엣으로 평가받는 이들을 재회하니 세삼 세월의 흐름이 느껴진다.학창 시절, 이들의 음악이 세계 최고로 여긴 적이 있었다.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는 철없던 사내아이에게 소녀감성을 물씬 풍겼고, 이들의 음악을 수차례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음악다방에 갈
조석창기자의 '한장의 음반''베토벤vs모차르트'고전음악을 이야기할 때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빼놓을 수 없다.비슷한 시기에 살았고 고전음악을 집대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음악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밝고 가볍고 유쾌한 것이 모차르트의 음악이라면 베토벤은 상대적으로 무겁고 느리다.이런 비유는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자주 들을 수 있는데, 가령 모차르트는 타고난 재능으로 곡을 쉽게 완성한다.흥얼흥얼 하면서 뚝딱 한 곡을 만들어내고,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은 3일 만에 완성했다
조석창기자의 '한장의 음반'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겐의 반지' 음악과 정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전혀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정치적 성향을 목표로 작곡된 곡은 없지만 활용여부에 따라 작곡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적 색깔을 띠게 된다. 독일의 유명한 작곡가 바그너가 그 대표적이다. 바그너는 음악가로서 보기 드물게 음악작품 외에도 많은 예술론을 저술했다. 그가 음악을 절대음악으로 가야 함을 주장했고 그의 음악은 관악기를 앞세워 화려하고 강했다. 그의 예술론엔 음악의 절대적 경지에 도달해야 함을 강조했으며, 심지어 절대음악은 민족주의로 우회하면서 게르만족의 우수성을 내포하기도 했다. 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