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주당 인사들 벙어리 냉가슴










[서울] 민주당
인사들 벙어리 냉가슴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민주당 인사들의 깊은
한숨 소리가 여의도 주변을 맴돌고 있다. 중앙당의 슬림화가 가시화되는데다, 민주당 성향의 인사들이 내심 원하고 있는
주요 공기업 및 산하단체장 자리를 차지할 확률이 갈수록 낮아지기 때문. 대선이 끝나면 집권 당에 의례적으로 배정됐던 이 같은 자리들이 이번에는
찾아보기 어려워진 것이다. 한 마디로 힘겨운 싸움 끝에 승리했지만 ‘전리품은 별로 없는 전쟁’을 치른 셈이다.

◇노 대통령의 부정적 시각 = 노 대통령은 최근 공기업 및 정부산하단체 등 후속 인사와 관련해 “당에서 추천하는 인사는
반드시 청와대 인사보좌관을 경유하고 검증을 해, 능력을 인정 받은 인사 중 정치적 고려를 하라”고
지시했다. 당으로부터의 직간접적인 로비를 차단하고 특히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민주당 정대철 대표 등의 “당 인사를 적극 배려해 달라”는 요청을 사실상 묵살한
것. 이에 앞서 정 대표는 지난 1월 중순 “250~300명 가량의 인사를 선발해 공기업에 진출 시키겠다”고 장담한 바 있어 모양새가
우습게 됐다.

이와함께 정당 개혁 차원에서 추진되는 중앙당
슬림화가 진행될 경우 ‘길거리’에 나앉을 인사들도 상당수다. 이 와중에 노 대통령의 386세대 측근인 안희정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은 “(특검법 공포와 관련) 노 대통령은 호남 정치인에게는 부채가 없다”는
등의 발언으로 당 인사들의 불만을 고조시켰다. 실제 민주당 안팎에서는 “어느
지역에서 정권을 재창출한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전북 인사도 예외는 없을 듯 = 참여 정부 출범에 일등 공신의 역할을 한 도내 정치권 인사들도 전리품 챙기기에서는 특별한 이득이 없을 것 같다. 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청와대나 내각 인선 과정에서 이 같은 점이 잘 드러났다. 참여 정부에 전북 인사가 별로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지만 “능력 위주로 인선했다”고 하는데야 특별한 토를
달기 어려운 것.

실제로 노 대통령의 ‘의지’처럼
공기업 인사를 전리품 식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비전문가가 요직을 차지하면서 비능률의 전형을 보여 줬고 일부
무자격 인사들의 경우 해당 기관 내에서 강한 비토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당측 인사들은 그래도 뭔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지난 대선 때 노 후보를 적극 지지했던 한 도내 인사. “노
후보가 선거에서 이기는 날 이제 살았구나 하는 환호성이 절로 터져 나왔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휴대폰으로 (인사 발령에 대한) 연락이 오는 것을 포기했다”고 털어 놓는다. 하지만 노
대통령과 측근들이 공기업 및 산하기관 인사를 어떻게 단행할 것인지, 내심으론 마지막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ci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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