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푸른 초원위에










저푸른 초원위에

 

요즘 드라마를 보면 우리 이웃들의 진솔한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다. 드라마 속 세상은 점점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물질만능의 시대풍조는 극에 달해 천박스럽기까지 하다. 드라마가 그리는 세상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라면 분명 이 세상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만한 세상이 아니다.

KBS-TV ‘저푸른 초원 위에’(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 온 두 사람이 만나 이루어가는 사랑을 그린다.
어려움을 모르고 풍족한 울타리 안에서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아온 연호(채림 분)는 소아과 의사다.
주인집 돈을 도둑질하여 부를 이룬 아버지 덕에 병원건물을 차린 연호엄마 정란(양희경 분)
또한 산부인과 의사다.
연호의 외할아버지가 모시던 주인집 아가씨였던 옥희(김자옥 분)의 큰 아들 태웅(최수종 분)은 동생들을 돌보며 어렵게 살아가는 자동차 외판원이다.
그에게는 자신에 대한 믿음과 순수한 용기 그리고 성실함이 있다.


두 집안의 악연으로 연호와 태웅의 사랑은 난관에 부딪친다. 정란은 연호와 태웅의 결혼을 반대하면서 말한다.

“처녀로 늙어 죽더라도 그 집에 시집 보낼 수 없다...”

정란은 연호를 태웅과 결혼을 시키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협박한다. 엄마는 자식에게 자신의 허영심을 채워줄 것을 요구하고 자식은 그에 맞선다. 엄마가 딸의 결혼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 집’이기 때문이다. 그녀에게는 사회적 지위와 부 만이 사람을 결정하는 조건이다.

TV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어머니의 이미지는 항상 허욕과 허영 바로 그것이다. 자식을 자신의 도구로 생각하며 자식으로 인해 자신의 허영이 채워지지 못하면 자식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는 극악스러움도 보여준다. 최근 TV 드라마를 통해 우리의 어머니상이 변모하고 있다. 많은 드라마에서 어머니들은 자신의 욕심과 허영을 못이겨 버둥거리는 악역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에 반해 아버지는 중심을 잃지 않고 가족의 화목을 지켜내는 중후함을 유지한다. 가족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은 늘 아버지이다. 이러한 가족구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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