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 크로키회 회장 이희춘씨










누드 크로키회 회장 이희춘씨

한국화가 이희춘씨(41)가 크로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국 노신대 유학 중에
접했던 인물화 탓. 잦은 크로키 경험이 작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이씨가 ‘누드 크로키’모임을
만든 것도 그런 연유다.

 “크로키는 회화의 기본입니다. 또 크로키를 하다보면 작품과의
연관성이 많아져 여러 면에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짧은 시간에 인물의 동세나 움직임을 묘사해내는 일이 쉽진 않지만, 중국에서의 1년과
올 한해의 경험으로 이씨는 이미 달인이 됐을 정도.

이씨는 “3분마다 포즈를 바꾸는 모델을 따라잡자면 한눈팔 사이도
없다”며 “처음 접하는 경우는 서툴지만, 계속 하다보면 속성으로 그려내는 그림에 흠뻑 빠진다”고
크로키의 매력에 대해 말한다.

모델마다 몸매나 포즈의 특징이 다르다는 점도 이씨가 크로키를 즐기는 이유. 인체의
동선에 따라 연필을 움직이는 맛에 매주 수요일이 기다려진다고 소개한다.

 

5년경력 누드모델 김진영씨

이날 무대에 섰던 김진영씨(29)는 5년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자신있는 포즈를
과시했다. 어려서 부터 관심을 가졌던 김씨는 대학에서 산림자원을 전공했지만, 끝내 꿈을 버리지 못하고 졸업과 함께 누드모델이 됐다. 현재는 원광대
조소과 전속모델로 활동하는 등 프로로서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가 관심을 가진 데는 이미 15년차의 누드모델인 엄마의 영향이 컸다. “엄마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이 일을 알고 있었어요. 막연하게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결국 꿈을 버리지 못하더라구요. 처음엔
엄마가 반대하셔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차차 이해해주셨습니다. 지금은 서로 동료애 비슷한 감정 때문인지 지도도 해주시고 그럽니다.”

김씨는 “몸으로 하는 것이라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작품이 탄생할
때마다 자신도 함께 작업했다는 기쁨에 모든 피로를 잊는다”며 “작가 만큼은 아니겠지만 자신이 느끼는 뿌듯함도 비할 데 없다”고
전한다.

결혼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김씨. 그의 인생캘린더에는 일에 대한 계획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지만, 결혼은 아예 항목조차 빠져있다.

 

크로키 매력에 빠진 섬유공예가 김민자씨

김민자씨(45)는 섬유공예가다. 섬유를 다루면서도 그림을 계속했지만, 크로키는
첫 대면이었다. 시작할 때는 어려울 거라는 선입견도 있었지만, 지금 대답은 ‘오~노우’다.

“처음엔 막연하게 두렵기도 했어요. 그래서 주저하기도
했지만, 막상 계속하다 보니까 너무 재미있어요. 모델에 따라 나타나는 동선의 느낌도 다양했구요. 모르긴 몰라도 회원 중에서 제가 가장 열심일 것입니다.”

김씨가 이 모임을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예술가들과의 만남. 분야는 각자 다르지만
서로 만나면 하나가 되는 점이 좋다.

올 10월 전시회를 하고 나니까 전보다 훨씬 자신감이 생겼다는 김씨. 대학생과
고3생을 둔 학부모지만, 자신의 일을 찾아 열정을 뿜어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잊고 산다.

이런 김씨 탓에 아이들도 미술분야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김씨는 “아이들이
원하지 않으면 강요할 생각은 없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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