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과 장르는 어떤 관계인가










문인들과 장르는 어떤 관계인가. 또 문학에서 장르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동인지 문예가족(호주 오하근)이 제10집 기획특집으로 ‘장르
바꿔쓰기’라는 코너를 마련, ‘장르’에
대한 탐색에 나서 눈길을 끈다.

권천학 전덕기 유인실 이목윤 황송문 조미애(시인) 형문창(소설) 최정선 이용찬
박미선 이연희씨(수필)등 회원 11명이 각각 본업(?)과 다른 분야를 선택해 기량을 선보이는 것이다.

이들의 작업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시인 권천학과 수필가 최정선의 평론 출품.
자신들의 작품을 평가만 받아왔던 입장을 바꿔, 다른 사람의 작품을 평하게 된 것이다.

권천학씨는 “그동안의 평론이 근친상간적 분야에 머문 면이 없잖아있다”면서
“독자들에게 제대로 안내하는 역할이 주 업무라고 생각했고, 이를 실천하는 차원에서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서로 장르를 주고 받는 형태도 비교적 다양하게 진행됐다. 소설가인 형문창이
시를 소개한 반면 시인 이목윤과 수필가 이용찬은 단편소설로 화답했다. 수필가 이연희와 박미선은 시를, 시인 조미애는 수필로 기량을 펼쳤다. 시인
전덕기와 유인실은 칼럼을 썼다.

이번 장르 바꿔쓰기를 주도한 사람은 문예가족을 이끌고 있는 오하근씨(원광대 국어교육과
교수). 오 교수는 “장르를 고집하는 우리나라 문단경향이 문학의 범주를 좁히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도하게
됐다”며 “외국의 경우는 일정한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서로 넘나드는 것이 다반사”라고 소개했다.

한편 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문예가족’은
1961년 12월 권태익 김용배 이병호 이용찬 정채성 조기호 조풍삼씨 등 7명이 모여 출범시킨 ‘헝그리
영맨’이 전신. 그 이듬해 ‘60년대 문학회’로 명칭을 바꿨다가 다시 ‘문예가족’으로
거듭나게 된다.

현재 문예가족 10집은 출판 준비중이며, 12월중순경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판가르기’ 문단정서를 깨보자는 차원에서 시도된 ‘장르 바꿔쓰기’. 문단의 지형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할 일이다. /김영애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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