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있음>











<사진 있음>

“많이 웃으면 젊어진다는디, 오늘은 하도
많이 웃어 10년은 젊어진 것 같여.”

“아이구 재밌다마다. 남은 생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겄어.”

12일 오전 11시
전주 금암동 강림교회(담임목사 양인석) 앞마당.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다. 강림교회가 마련한 지역 노인 초청 경로잔치다. 전주시립 국악단의 흥겨운 전통가락에 맞춰 노인들의 어깨가 연신 들썩였다. 성질이
급한 노인들은 무대 앞으로 몰려나와 멋들어진 어깨춤을 선보이며 녹슬지 않은 ‘끼’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후
행사장은 삽시간에 연주자와 노인들이 한데 뒤엉켜 잔치 분위기로 돌변했다.

이 경로잔치는 강림교회가 올해로 14번째
마련한 지역 노인 섬김 행사다. 평균 500~600명의 지역
노인들이 참여한다. 이날만도 500명이 넘는 노인들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교회는 이날 참여한 노인들에게 각종 공연은 물론 점심과 선물을 제공했다.

경로잔치는 오전 10시30분 개회식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최찬욱 시의원과 김종을 덕진구청장
등이 축사를 한 뒤 풍남동 농악단이 신명나는 풍물놀이로 분위기를 돋우었다.

이어 강림교회 부설 어린이집 원생들의 앙증맞은 재롱무대, 전주시립국악단의 창과 부채춤, 가야금병창 등 전통공연이 펼쳐졌다.

오후에는 각설이타령과 유명 초대가수들의 노래공연 등 더욱 신명나는 무대가 노인들을 사로잡았다. 식사가 끝나면 하나둘 자리를 뜨기 마련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오히려
공연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교회로 향한 노인들로 오전보다 더 많은 노인들로 행사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이날 잔치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노인들이 벌이는 즉석 장기자랑. 신청한 10여명의 노인들이 뽐내는 만담, 타령, 춤 등 장기자랑은 단연 인기였다. 또래 노인들의 열정적인 무대에 다른 노인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함박웃음으로 화답했다.

14년 동안 단 한 차례만 거르고 다 참석했다는 김순덕
할머니(84)는 “아무도 관심 가져 주지 않는 우리 노인네들에게 이렇게 좋은 구경시켜주고 점심 대점과
선물까지 주니 얼마나 고만운지 모른다”면서 “이 잔치에 참여하고 나면 한 20년은 젊어진 것 같이 힘이
솟는다”고 말했다.

강림교회가 14년 동안 지역 노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잔치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행사에 종교 색채를 완전히 배제했기 때문. 개회사 때에도 설교는
물론 기도도 하지 않는다. 단지 축복하는 말로 환영사를 대신한다. 양
목사는 “경로잔치를 처음 실시할 때부터 어르신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기 위해 종교색체를 완전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면서 “어르신들이 그냥
하루 즐겁게 즐기다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경로잔치를 이끌어 온 힘은 무엇보다 성도들에게 있다.
행사진행, 식사준비 등 성도들의 손길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는 것이 양 목사의
생각이다. 이날도 100여명 이상의 성도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하며
노인들을 섬겼다.

금암2동사무소(동장 원무연)도 무대와 천막설치 등으로 이날 행사를 도왔다.

강림교회는 앞으로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을 위한 복지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복지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매주 수요일 운영되고 있는 강림노인선교대학의 내실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키로 했다.

/박경원기자
god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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