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주의 그림카페 - 무한 속으로 비상하는 새










김종주의 그림카페 - 무한 속으로 비상하는 새

 

“그래, 기운을 내자, 이 사람아.” 이것이 브랑쿠시가 1957년 3월 여든 한 살에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
남긴 말이다. 그가 파리에 온 초기에 묘비석으로 제작했던 ‘영원한 사랑과 죽음’이 있는 몽파르나스 공동묘지는 이 루마니아 출신의 위대한 조각가의
시신을 받아들였다.  

생전의 브랑쿠시를 사로잡던 강박관념이자 두 가지 주요한 주제는 하늘과 땅이었다. 그는 1912년부터 새를
주제로 대리석 또는 브론즈로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새는 그에게 있어서 사람이 항상 꿈꾸고 지상에서 하늘로 나는 마음의 상징이었다. 그러기에 그의
새라는 주제는 탄력과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는 염원의 표시이기도 했다.

“나는 일생동안 난다는 본질만을 생각해 왔다. 난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흰 석고와 대리석작품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작업실에서 루마니아 농민의 흰 옷을 입고 일하던 브랑쿠시의 이 말은 생생한 느낌이 든다.

그의 작품 ‘닭’은 가슴을 펼쳐 아침해를 받으며, ‘무한주(끝없는 기둥)’는 하늘로 하늘로 상승한다. 이
작품 ‘공간 속의 새’는 조각 받침대 위에 정지하고 있으면서도 빛의 화살처럼 상공으로 치솟고 있다. 그의 최후의 작품은 ‘나는 거북’이라고 이름
지었다. 걷기로는 가장 느린 이 동물까지도 무한의 공간을 향해 날려고 한다.

비상(飛翔)이란 브랑쿠시에게는 그의 혼이 자신을 초월하여 지상의 모든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신비로운 무한의
공간으로 떠나가려는 것을 의미한다. 브랑쿠시의 ‘새’는 언제나 지상에서 하늘로 향하여 나는 심벌이었다. 그는 “나의 조각을 보고 존경해서는 안
된다. 사랑하고 그와 더불어 놀고 싶어져야 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고 싶어 만들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 브랑쿠시의 1919년작 ‘공간 속의 새’로 높이 185㎝에 달하는 브론즈다.(뉴욕 근대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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