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정상, 이 세상엔 없다











높은 정상, 이 세상엔 없다.


 

사람들은 높은 것을 참 좋아합니다. 공무원이나
회사원은 높은 자리를 좋아하다 보니 아귀다툼으로 승진을 위해 경쟁을 하고, 군인들은 높은 계급을 좋아하다
보니 돈 보따리가 오고 가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높은 것을 안 좋아할 사람이 이 세상엔 아무도 없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빌딩들의 높이도 가면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미국 시카고의 지상 110층에다 443미터인 시어즈 타워가 제일 높았습니다. 그런데 말레이지아에서는 시어즈
타워보다 더 높은 446미터 높이의 지하 5층, 지상 97층인 빌딩을 20억
불의 공사비를 들여 지난 94년 3월 30일 우리나라 삼성건설에 의해 기공했습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층수로는
시카고의 시어즈 타워가 110층이어서 제일 높고, 총 높이로는 시어즈 타워보다 말레이지아 페트로나스 타워가
3미터가 더 높습니다.

페트로나스 타워를 건설하려고
하는데 홍콩의 부동산 회사인 치나쳄 그룹의 니나 왕
회장은 홍콩 신공항 근처에 총 공사비 12억8천불을 들여
세계에서 제일 높은 468미터 높이의 오피스 빌딩인 니나
타워를 98년까지 완공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사비로는 차이가
나지만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 또 하나 되는 셈입니다. 이러다가 앞으로는 얼마나 더 높은 빌딩이
세워질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역시 높은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높이로는 만족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 지구상에 제일 높은 곳이 있다면 탑이나 빌딩이 아니라 산꼭대기일 것입니다. 아무리 탑이나 빌딩을 높이 지어도 산꼭대기만큼 높게 짓지는 못할 것이 아닌가? 
사람들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높이 짓는 빌딩 모습들을 산꼭대기들이 내려다보면서 웃을 일입니다. 캐나다와
미국을 잇고 있는 로키 산맥이 그럴 것입니다. 또 이런
산맥들이 웃는 모습을 보고서는 네팔과 티벳, 그리고 중국을
접하고 있는 히말라야 산맥에 우뚝 서 있는 에베레스트봉은 파안대소 할 것입니다. 그 높이가 장장 8,840미터, 곧 29,028피트나 되니 어찌 안 웃겠는가? 로키 산맥의 정상이나 알프스의 정상이라고 말하는 불란서의 󰡐몽 블랑󰡑이나 스위스의 󰡐융프라우󰡑는 높다고 해도 겨우 4,000미터를 조금 넘을 정도이니
게임이 안 됩니다.

빌딩이나 탑들, 그리고 산꼭대기들만 키 재기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것들이야 사람들이 경쟁을 시킨 것이지, 그들 스스로는 경쟁의식이 없습니다. 피조물 가운데 키 재기 경쟁이
제일 심한 부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키 재기 경쟁이란 가능한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는 꼭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에 정상(頂上)이라는 곳은 없다는 것을. 어느 시인은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고 읊었지 아니한가? 아무리 높은 산꼭대기라 할지라도 자기보다 더 높은 하늘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 에베레스트정상이, 알프스나 로키산 봉우리들이 빌딩들을 보고 웃었던 것이 겸연쩍은 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하늘에는 높은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김승연 목사(전주서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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