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을 가지고 다니는 단세포 생물











자석을 가지고 다니는 단세포 생물

 

박테리아는 한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생명체이다. 한 개의 세포는 천분의 일 밀리미터
정도로 작아서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다. 이렇게 작은데도 불구하고 몸 속에 나침반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 박테리아라고 불리는 종류가 있다. 자기
박테리아는 늪에서 발견되며, 현재까지 10여 종이 관찰되었는데 항상 북쪽을 향해서 움직이고 있다. 이 박테리아 속에는 놀랍게도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50나노미터인 작은 정육면체들이 세포의 길이 방향으로 나란히 들어 있는데 이 정육면체들은 자연적으로 자성을 띠기 때문에 천연 자석으로도 불리는
자철광과 같은 성분인 산화철의 결정체이다. 한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작은 생명체가 50나노미터의 작은 자석 여러 개를 잘 정리해서 가지고 다닌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왜 박테리아는 북쪽 방향으로 수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어떤
유익을 그들에게 주고 있을까? 생물학자들은 이 능력이 박테리아들에게 위 아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한다고 생각한다. 큰 생물체들은 중력(gravity)의
방향이 위 아래를 명확하게 해 주고 있다.  그러나 박테리아는 너무 작고 따라서 중력도
아주 작아서 물의 표면 장력과 같은 다른 힘들이 훨씬 크기 때문에 중력으로 위 아래를 알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막대자석을 매달아 보면  북반구에서 자석의  북극은 북쪽을 가리키면서 동시에 수평에서 약간 아래를 향하게 된다.(물론 남반구에서는 남극이 아래쪽을 향한다.) 북쪽으로
갈수록 자석의 경사는 더욱 커진다. 북극점에서 자침은 수직으로 아래를 가리킨다. 이러한 자석의 성질로 인해, 북반구에서 박테리아 속의 자석은 이
작은 박테리아에게 아래 방향을 알려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미생물들의 대부분은 그들의 환경에서 산소가 없거나 적어야만 살아갈 수 있다. 그리고 이 작은 자석들은 박테리아가 늪의 표면에서 아래쪽으로 이동해 더 산소농도가 낮은 환경으로 이동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참새 한 마리 풀 한 포기뿐만 아니라, 가장 작은 단세포 생물이라도, 그들의 생태학적
필요조건 안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나노 크기의 자석으로 세밀하게 살피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손길을 과학자들이 알게 된 것은 1970년대 말이다.
인류의 기술이 발달하여 물질을 나노 크기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나노 테크놀로지라는 말이 등장하는 것은 그보다 20여년이 지난 후 이다.

/김은숙 교수(전주대 문화관광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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