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와 씨앗, 그 넉넉함











열매와 씨앗, 그 넉넉함

 

지금은 아파트에 살지만 아이들이 더 어릴 때에 단독 주택에 살았었다. 그 집 마당에는 향나무가 몇 그루 있었는데 어린 아이들 손이 닿을 만한 곳에도 작은 열매가 많이 달렸다. 아이들은 매일 열매를 따면서 놀았다. 그런데 열매는 따고 또 따도
많이 있었다. 그렇게 언제나 넉넉하였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식물의 생산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공기와 물을 기본으로 해서 땅 속에 있는 약간의 무기질과 함께 작은 씨앗이 성장하여 큰 식물체가
되고 결과적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씨앗과 열매를 재생산하고 있다. 죄로 인해 자연계가 많이 망가지기는
했지만 지금도 지구는 온 인류가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충분히 생산하고 있다. 그렇지만 분배의 과정에서
인간의 욕심이 개입되면서 식량이 필요한 곳으로 제 때 보내지고 있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성경 곳곳에서 하나님의 넉넉하심을 볼 수 있다. 구약의
율법은 십일조를 바치라고 이야기한다. 한 지파의 생산량을 평균적으로
100이라고 보면, 이스라엘 각 지파는 90을
갖고, 10을 성전에 바치게 되고, 제사장들의 생활비가 된다. 그런데 열두 개의 지파가 있으므로 제사장들에게 가는 몫이 120이
된다. 즉 레위 지파가 생계를 다른 지파에 의존하면서도 더욱 넉넉함을 누리도록 배려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또한 안식년 바로 전 제 육년에 땅의 소출을 세배가 되게 하셔서 농사짓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은혜에만
의존하는 해가 더 넉넉하도록 하셨다.

 

창조주의 넉넉함은 생산량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생명의
유지만을 위해서라면 생물학적으로 필요한 성분들만 먹어주면 될 것이다. 그러한 영양소들은 크게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및 무기질로 분류된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식으로 먹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 육체의 필요 뿐 아니라 혼과 영의 필요에도 민감하신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씨와 열매를 갖가지 색과 향으로
꾸미셨다. 오늘 밥을 씹으면서 좋은 쌀의 오묘한 맛에 감사하자. 상큼한
향과 함께 사과 껍질에 그려진 추상화를 감상하면서 사과를 먹어보자.

/김은숙 교수(전주대
문화관광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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