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














<초청>

<푸른초장>

 

서울대에서 공부할래요

- 중등부
최정희
교사

 

“선생님, 우리 모세가 교회에 나온지도
얼마 안되고 사춘기가 왔는지 말도 잘 안 하는데 어떻게 친구들이랑 밥이라도 먹을런지 걱정이네요. 잘 좀 부탁 드릴게요.”

 

 중등부 41명, 인솔교사 5명, 총 인원 46명! 버스의 조수석까지 가득 채우고 학부모님들의 걱정까지 한 보따리
실은 채 서울대학교로 출발! 하나님의 선물인 비전, 비전의
사람이 되고 싶은 우리 중등부 학생들 모두는 예수님과 함께 비전투어에 올랐다. 이번 투어를 통해 나는
새로운 두 사람을 만났다. 한 사람은 ‘모세’의 재발견이었고, 또
한 사람은 모세와 동갑내기 ‘이성직’이라는 아이였다.

 

내가 모세를 처음 만난 것은 모세의 어머니가 초등부 새신자반으로 모세를 이끌고 나와서였다. 끌려오다시피 교회에 왔던
모세는 맨 뒷줄에 따로 떨어져 앉아선 꼼짝을 하지 않았다. 한눈에도
사춘기임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이어 어머니의 걱정스런 말씀을 전달 받았다. 그리고 몇 주 후 어머니와
함께 3층 중등부 예배실에 들어선 모세와 나는 다시 인연을
맺게 되었다. 여전히 모자를 푹 눌러 쓰고 희락반 지정석을
떠나 맨 뒷줄에 앉더니, 공과시간에도 뒷줄에 따로 앉아선 묻는 말에도 귀찮다는 듯 대답이 없던 모세.

  

투어 마지막 코스로 서울대 도서관에 안내된 우리는 절대 떠들지 말라는 목사님의 신신당부를 받고 삼삼오오 도서관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들어서기가 무섭게 우리들은 되돌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재차 도서관으로 들어갈 것을 명받고 둘씩 짝지어 도서관에 들어선
우리는 소음방지를 위해 양탄자가 깔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양이 걸음에 숨까지 저절로 죽여졌다.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숨죽이게 했을까? 그 곳에는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수백석이
넘는 자리를 출입구까지 꽉 채운 학생들이 오로지 책에만 시선을 둔 채 공부에 몰입하고 있었다. 어느
한 사람 들락거리는 우리와 눈을 마주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 2층,
3층... 층층을
가득 메운 학생들. 분위기에 압도된 우리는 떠들기는커녕 숨조차 크게 쉴 수 없었던 것이다. 책장 넘기는 소리조차도 들을 수 없었던 그 곳은 마치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또 다른 제3의 공간 같았다. 또 만약 숨을 쉬는데 따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면
그들은 공부를 위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그 시간마저도 아꼈으리라.

  

1시간의 자유시간을 나는 딸 아이 방에 걸어둘 ‘서울대학교’라고 쓰여진
시계 하나를 사고는 내내 서점에서 보냈다. 앉을 수 있는 곳과 기댈 수 있는 곳은 모두 자리 삼아 책을
보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또 다른 만남 ‘이성직’이란 아이를 만났다. 13세 대학생 이성직의 공부 기술! “나는 공부하는 방법이 달랐어요.”라는 책을 통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였으나 게임에 중독되어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포기했던 성직이가, 검정고시를 준비하여 6개월
만에 고입, 대입 검정고시 관문을 통과하고, 토익 790점이라는 점수를 받아 한남대학 최연소 합격자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성직이는 우리가 찾아 떠난 비전을 늘 가슴에
품고 있었다. 비전을 위해 늘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고, 성취하기를 되풀이하며 ‘낙오자’라는 오점을 그의 인생에서 지워버린 것이다.

모세는 내 옆자리에 앉아서 간식을 먹을 때 말고는 커튼으로 자기를 가리고 창 밖만 바라보았다. 몇 마디 물으면 느릿하게 “아~~니~~요”, “네~~”만 하던
모세. 내려오는 차 안에서 목사님이 한 명 한 명 마이크를 넘기며 오늘 여행에 대한 소감을 물으셨다. 맨 마지막 모세의 차례. 두어 번 마이크를 밀어내더니 마이크를 받아
든 모세가, 천천히 그리고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저도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학생이 되어 꼭 서울대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나를 포함하여 자녀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이에게 경험자요 목사님인
성직이 아버지의 말씀을 옮겨본다. “지금 자녀에게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절대 끝은 아닙니다. 자녀는 단지 성장의 과도기에 있을 뿐입니다. 부모가 사랑의 끈과
희망의 줄을 놓지 않는다면, 아이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와 반듯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반 아이들에게 두 번의 사업 실패와 여덟 번의 선거에서 패배하고도
가장 존경 받는 미국의 대통령이 된 아브라함 링컨의 말을 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걷는 길은 험하고
미끄러웠다. 그래서 나는 자꾸만 미끄러져 길바닥 위에 넘어지곤 했다.
그러나 나는 곧 기운을 차리고는 내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길이 약간 미끄럽긴 해도
낭떠러지는 아니야’”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나이다.(시119:105) 우리에게 등불이 되시고 빛이 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기도하면서, 비전을 향한 우리의 행보를 멈추지 않는다면, 초청의 중등부 모두가
비전을 성취하는 주인공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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