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갈등조정협의회설치및운영 조례』가 갖는 의의











『전라북도갈등조정협의회설치및운영 조례』가 갖는 의의

김호서 도의회 행자위원장

 

새만금간척사업, 김제공항 건설, 호남고속철 노선 선정, 원전수거물관리센터 후보지 지정, 혁신도시 입지후보지 선정, 35사단 이전 후보지, 익산 웅포 골프장, 전주
컨벤션센터 건립사업, 외국어고 유치 등 이들이 갖는 교집합은
전라북도갈등사업이다.

갈등(葛藤)이 없는 사회는 문자 그대로 유토피아다. 굳이 사회학자 다렌도르프(Ralf Dahrendorf)의
갈등이론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사회적 갈등과 의견 불일치가 모든 사회에 편재하는 보편적 사회현상임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공공갈등은 그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으며, 전북지역 내 갈등관리 전문가들은 앞으로 갈등수준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구의 설치와 내용의 구체화

이 시점에서 전라북도와 전라북도의회는 시의적절하게
관설민영(官設民營) 형태의 ‘갈등조정협의회’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갈등조정협의회 설치가 지니는 취지는 갈등의 사전예방, 대안적
갈등해결 방안의 개발과 보급, 갈등이해관계자의 당사자 해결원칙 적용,
합의를 이행함에 있어 신의성실의 원칙 준수, 갈등관리 연구 및 자료축적을 통한 인프라 구축
등이다.

갈등조정협의회는 공공갈등 해결을 위해 「전라북도 갈등조정협의회 설치 및 운영조례」로 제도적 지원을 받아 그 위상과 실효를 담보하게 된다. 전라북도가
자치단체 중 최초로 갈등예방과 해결을 위해 민주도로 운영되는 기구를 법규로 제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기대감을 갖게 된다.

「전라북도 갈등조정협의회 설치 및 운영조례」는 총 18개조와 부칙으로 구성된 전북지역 내 사회적 합의 형성을 위한 제도이다. 사회적
합의로 도출한 객관적 가치기준을 담았으며, 합의하는 절차와 방법을 규정한 법규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갈등예방과 조정원칙, 갈등영향분석 등 공공갈등의 예방과 해결을 위한 노력을 규정하고 있다.

둘째, 이해당사자의 참여와 합의의 정신에
기반한 합의문 작성 등 갈등해결의 민주적 절차를 강조하고 있다.

셋째, 전문위원회 구성 및 정보제공
등의 장치로 과학적이고 전문적 의사결정의 판단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 조례가 나오기까지 실효를 거두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여 조례를 구체화시킨
내부방침도 마련한 상태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인프라

갈등관리와 관련된 사회적․문화적 인프라는 제도적
절차인 조례를 떠받쳐 주는 사회적․문화적 토대이다.
결국, 사회적 인프라의 핵심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다. 사회적 자본은 조정과 협력을 촉진시켜주는 사회적 연결망, 신뢰, 규범
등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뢰는 참여적 의사결정방법과 갈등조정․중재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다. 갈등조정자, 전문가, 그리고
갈등 당사자가 약속을 성실히 지킬 것이라는 기대, 즉 선의(good
will)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어떤 절차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역지사지로 이러한
선의에 대한 믿음이 사람들로 하여금 결과가 불투명한 갈등관리 절차에 위험을 감수하면서 참여하게 하고 그 결과를 따르게 하는 것이다.

한서(漢書) 가의전(賈誼傳)에 있는 “安者非一日而安也. 危者非一日也危也. 皆以 積漸然(안전한
것은 하루아침에 안전해진 것이 아니고, 위험해진 것은 하루아침에 위험해진 것이 아니다. 모두 점점 축적되었기 때문에 살피지 않을 수 없다)”문구는 지금
갈등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우리에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교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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