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3일 한나라당 공천과 관련, "무원칙한 공천의 결정체"라고 규정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을 다시꼭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한마디도 정당정치를 뒤로 후퇴시킨, 무원칙한 공천의 결정체였고과거 국민에게 마지막으로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해서 얻은 천금같은 기회를 날려버린 어리석은 공천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공천은 첫째, 우리 정치의 수준, 둘째 경선에서 지면 끝이라는 것, 섯째 능력이나 국가관보다는 어떻게 해야 정치에서 살아남을 수있느냐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며 "이문제는 누가 공천을 받고 못 받았느냐, 누가 유리하고, 불리했느냐의문제도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이고, 우리 정치가 발전하느냐, 뒤로후퇴하느냐에 대한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17대 총선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동안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고, 함께 노력했던 분들이 이번에는 국민의 선택이 아니라 이유도 모른 채 공천조차 받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더욱 비통한 심정"이라며"공신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당을 나가도록 만들고, 그 뒤에 대고 은혜를 모른다는말까지 하는 것은 그 분들을 두 번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통탄했다.

그는 총선 공천과 관련, "상향식 공천은 사라지고 경선은한군데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헌당규는 무시되고, 당권-대권 분리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불공정한 공천문제로 당이 아우성인데 심지어 당 대표가 비례대표 영입에 대해 대통령에게 칭찬받았다고공개적으로 자랑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치발전을 위해 그동안 어렵게 만들어 온 시스템이 무너지고 다시금 과거의 밀실공천으로 후퇴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억장이 무너지는듯한 아픔을 느꼈다"며 "이렇게 하고도어떻게 새로운 정치를 말하고 어떻게 여당으로서 국정을 바르게 이끌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표는 강재섭 대표가 "정당은 노장청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몰아내는 것이 개혁이 아니다"고 말한데 대해서는 "사람마다 적용 기준이 다르고, 공천이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당 대표 스스로가 인정하신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믿고 맡겨달라는 당 대표의 말을 믿었지만 결과는 이렇게 잘못되고 말았다"며 "약속과 신뢰가 지켜지기를 바랐지만 결국 저는 속았다.

국민도속았다"고 말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총선 공천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에서 일어나는 공천파동과 당 개혁후퇴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그 책임은 당을 더 개혁하지는 못할망정 이미 개혁되어 있는 것조차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시킨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했어야 할 의무가 당 대표와당 지도부에게 있다"며 "당 대표와 지도부가정치개혁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없고, 무능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야당 때건 집권여당이 되었건 천막당사의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지속적인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억울하게 희생되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을 다시 꼭 바로잡겠다.

저 박근혜가 그길을 담대히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의원이 배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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