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의원이 25일 결국 총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공천 파동'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해왔던 청와대는 표면적으로 한나라당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관망하는 모습이다.

'형님 공천'이란 당 안팎의압박을 받던 이 부의장과 '이상득·이재오 동반 불출마설' 유포자로 지목돼 곤욕을 치른 이 의원이 끝내 용퇴를 거부하자 '이심(李心)'의 향배에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증폭된 점도 청와대 측의 운신 폭을 좁혔다.

당시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베일에 가려지면서 온갖 억측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독대를 요청한 것인지, 이 대통령이 이 의원을 불러들인것인지도 확실치 않다.

이 대통령이 이 의원을 청와대로 불러 들여 "이 부의장을건드리지 말라"는 요지로 호통을 쳤다는 후문과 , 이 의원이 독대를 요청해 '동반불출마' 카드를 꺼내며 이 대통령을 압박했다는 소문이 평행선을달리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독대 대화 내용 일부라도 알려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일체 그 일에 대해 못 들었다.

두 분이 얘기하신 대화 내용을 어떻게 다 알겠느냐"며 말을아꼈다.

이 와중에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자택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면서"대통령과 나눈 얘기를 공개할 수 없지만 총선 전반에 걸친 지역별 특성과 전체적인 선거 상황을 얘기했다"고 말해, 청와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청와대 측이 함구하고 있는데도 보란듯이 독대 대화 내용의큰 틀을 유추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총선 개입설'로홍역을 치른 이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정부부처의 선거중립을 명확히 지시한 터라 청와대의 입장은 이래저래 곤혹스럽게됐다.

이 의원은 이 부의장과의 동반사퇴를 건의했다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 부의장을 쳐 낸 뒤 전당대회에서 화려하게 부활해 당권을 잡으리라'는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도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의원이 '이 부의장 용퇴'를배후 조종하지 않았다고 '펄쩍' 뛰면서 이 대통령의 또 다른최측근인 모 의원이 주모자로 지목됐다.

정권 창출 공신인데도 불구하고 내각 인선과 공천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생각에 '대통령의형'을 미끼로 이 대통령과 최측근인 이 의원 사이를 이간질하려했다는 후문이다.

진의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한나라당의 공천 내홍이 이처럼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청와대 측은 "정치적인 문제는 당이 책임 지고 당이 해결하는 게 온당하다"고입장을 정리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정치적 논란으로 여의도가 어수선한데 청와대는조용하게 일에 매진하고 있다"며 "오늘을기점으로 정치적 논란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일에만 매진하겠다"고 못박았다.

이 대변인은 "정치적인 문제는 당이 책임 지고 당이 해결하는것이 온당하다"면서 "당 공천 과정에서청와대는 관여하지 않았고, 그래서 이른바 '당에서 출발한정치적 논란'에 대해 언급을 피해 왔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