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애 곡 ‘그대있음에’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맘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우리나라 대표적 여류시인 김남조 시에 최초의 여성작곡가라 할 김순애가 곡을 붙였다.

신앙적 삶을 고백하고 종교적사상윤리를 중심언어로 삼으며 인간 내면의 긍정성을 노래하는 김남조는 숙명여대 교수로, 한국적 내음과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면서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써 온 김순애는 이화여대 교수를 지냈다.

1927년 9월 26일 대구 출생의 시인은 지금도 활발한활동을 보여 주고 있고 황해도 안악 출생의 작곡가는 향년 87세로 2007년 5월 6일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그녀의 주요 가곡으로는 ‘그대 있음에(1969년작)’ 외에도 ‘물레’ ‘사월의 노래’ ‘네잎 클로버’ 등 학창시절을추억케 하는 주옥 같은 곡들이 있다.

특히 그녀는 1971년과 1972년에 걸쳐 발표한 한국적 성탄 캐롤은 서양풍 일색에서 벗어나 우리다운 독특한 성탄음악의 길을 열어줬고 어려운 살림 가운데서도 장학금을 마련, 아버지 김성로 목사의 이름으로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온 것도 생활신조의 단면이 아닌가 싶다.

재직중이던 이화를 떠난 후에도 가곡연주의 반주를 직접 맡거나 오케스트라악보를 그려주는 등 각별한 음악사랑의 자취를 남겨 주었다.

특히 교가를 남긴 육군사관학교에서는 그녀를기려 감사의 마음을 담아 특별 사열식을 거행하는 등 깊은 감동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대가 존재함으로써 내가 있다’는 말보다 더 이상의 표현이 있을까. 이곡은 해방 후 우리나라 시문학계 선구자 김남조의 시를 받아, 해방전부터 우리나라의 예술가곡역사를 이끌어 온 김순애가 1963년 말 한국일보로부터 신년축하음악으로 위촉받아 한 달간악상을 다듬어 12월 28일 새벽3시에완성한 곡이다.

이후 온 국민의 사랑 받는 가곡이 된 것이다.

그뿐 아니라 70~80년대를 휩쓸던 포크음악의 대부 송창식은시에 곡을 붙여 그 어떤 가요가 갖지 못한 품격 높은 대중가요로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곡은 먼저 높은 음역에서 맑고 아름다운 서정적 멜로디와 강한 호소력을 지닌 피아노 전주가 시작됨으로 듣는이들의 가슴에 어느 샌가 서로를 향한 강한 그리움으로 저린 가슴을 느끼게 한다.

사랑의 시인 김남조의 사색적이면서도 강한 열정은 전염병을 앓듯 뭇사람들에게 전해 온다.

그리고작곡가의 음악은 못다한 가슴 속 이야기까지 선율에 담아 그대로 와 닿는다.

그윽한 우리네 정서가 보이지않고 가려진 채, 가슴으로만 전해지는 열정이 가득한 우리가곡이다.

<한일장신대 음악학부교수>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