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겨울 400억원대의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혔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도내에서 잇따라 발생, AI악몽에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오리 농가는집단폐사 이후에도 오리를 대량 반출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6일 전북도 AI방역당국에따르면 김제의 산란계 농장에 이어 정읍지역 오리농장에서 오리 6천여 마리가 지난달 31일부터 집단 폐사했다.

방역당국이 폐사 오리의 혈청을 검사한 결과,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오리농장은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김제의 닭 농장에서 27km 떨어진 지점이다.

고병원성 여부는 7일께 판명되지만,전파속도를 감안하면 김제 닭 농가와 인접해 있는 데다 폐사가 시작된 날짜가 같아 고병원성 AI 가능성이커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방역당국은 바이러스가 검출된 농장 오리 6천500마리를 폐기 처분하고, 반경10㎞ 이내의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 대해서도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

또 AI가 발병한 정읍 오리 농가의 경우 지난 2일 오리 6천500마리가전남 나주의 도축장으로 반출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오리가 반출된 시점은 집단 폐사가 시작된뒤 3일째 되는 날이어서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방역본부는 도축장에 관계자들을 급파해 오리의 유통 규모를 파악하고 긴급 수거에 나섰다.

또 오리 운반차량 운전자를 상대로 이동 경로와 다른 가금류 농장의 출입 여부 등도 정밀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번 AI악몽이 되살아나면서 지난 2003~2004년이나 2006~2007년의 경우처럼 AI가 전국적으로 퍼질 경우, 닭고기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 가뜩이나사료값 인상 등에 힘겨운 축산 농가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 생 닭이나 오리의 수출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06년 11월 AI 발병과함께 끊긴 닭고기 일본 수출 길은 작년 7월에서야 우리나라가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뒤 다시 열렸지만, 이번 김제 AI로 8개월여만에다시 중단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AI 사태가 길어지면 정부의 재정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진다.

2006년 11월~작년 3월의 경우 7건의 AI로모두 460농가에서 기르던 약 280만마리의 닭과 오리가살처분됐고, 정부는 살처분 보상금 등으로 무려 582억원의비용을 치른 바 있다.

/최규호기자 h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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